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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8 18:32 수정 : 2019.10.29 02:4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가운데 뒤로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가운데 뒤로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겪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당의 혁신과 쇄신을 건의했다. 이날 만남은 두 의원이 불출마의 변으로 ‘조국 사태’ 와중의 무력감, 자괴감을 토로하면서 인적 책임론과 쇄신론을 제기한 뒤여서 주목받았다. 이해찬 대표는 두 사람 의견에 원칙적으로 공감을 표했지만, 구체적인 쇄신안이 논의된 건 아니라고 한다. 이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두 의원의 소신이 여권 전반의 쇄신과 혁신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조국 정국’ 이후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 등 여권 전반에선 몇몇 소장파의 문제제기만 있을 뿐 반성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한 것이 거의 전부다. 또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떠밀리듯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번 사태로 분출한 ‘공정’과 ‘정의’의 요구를 수렴하고 검찰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온 나라를 뒤흔들고 두달여간 국정 난맥을 초래한 점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심기일전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철희 의원이 “당이 대통령 뒤에 비겁하게 숨어 있었다”며 이해찬 대표 책임론을 거론했고, 표창원 의원이 “인적 쇄신을 가열차게 함으로써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또 김해영 최고위원이 “집권여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고, 정성호 의원이 “책임 통감하는 자가 한명도 없다”고 비판한 정도다.

‘조국 이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 역시 14일 사과 이후에 국회 시정연설과 청와대 기자단 간담회 등 몇몇 기회가 있었지만 국민에게 좀 더 진솔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국정 보좌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하고 반성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 민주당에선 상당수 의원들이 속으론 부글부글 끓는다는데 정작 책임있게 발언하는 이는 극소수다. 민주당이 총선 6개월을 앞두고 관례대로 이번주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겠다는 것은 ‘인식의 안이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지금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건 곤란하다. 공정과 정의, 검찰개혁에 매진해야 하지만, 동시에 이번 사태가 어디에서 비롯됐고 어떻게 수습하고 새롭게 혁신하는 모습을 보일지 숙고해야 한다. 국정 혼선을 초래한 데 대해 국민에게 겸허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야 한다. 최소한 이번 사태로 표출된 다양한 민심을 경청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조건 책임지고 물러나는 일이 능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손놓고 있는 건 더욱 문제다. 여권 전체가 상황의 엄중함을 깨닫고 성찰과 쇄신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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