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30 18:53
수정 : 2019.10.3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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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대표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등을 촉구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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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대표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등을 촉구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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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국회의원 정수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의원 10% 확대’를 주창한 데 이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 등이 확대 주장에 가세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한 어려운 얘기”라며 부정적 태도를 밝혔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의원 정수를 늘리는 쪽으로 선거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은 ‘의원 정수 300석 현행 유지, 비례대표 75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한다. 그런데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11월27일 이후)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의원 정수 논란이 불거지는 건, 지금 개정안으론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너무 커서 입법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시대적 요구는 물론이고 정치권 내부의 이해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탓이 클 것이다. 지난 4월 논의 당시 정의당, 바른비래당, 민주평화당 등은 연동형비례제 도입과 함께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했다. 정치개혁특위 자문위조차 ‘국회의원 정수를 20% 늘린 360명으로 하는 연동형비례제’ 도입을 권고했다. 현행 선거제도에선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과잉 대표되면서, 다양한 색깔의 군소 정당 출연을 막고 정치를 양대 정당의 대결 구도로 만든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자문위는 국회의원에게 들어가는 총예산 동결과 강력한 국회 개혁으로 국회의원 수 증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설득하라고 주문했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강한 상황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 의견이 국민 지지를 받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국회가 다양한 계층과 집단의 이해를 수렴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을 이루려면, 현실적으로 비례대표 수를 다소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를 위해선 국회가 세비 삭감과 보좌진 축소 등을 통해, 의원 수가 늘더라도 국회의원에게 들어가는 총예산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국민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 또 국회 불출석 의원에 대한 징계,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 과감한 ‘특권 내려놓기’를 해야 한다. 선거법 개정이 의원 정수 문제로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이런 방향으로 여야가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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