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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5 18:35 수정 : 2019.11.26 02:10

25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 후보 지지자들이 승리를 확인한 뒤 환호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2019-11-25

25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 후보 지지자들이 승리를 확인한 뒤 환호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2019-11-25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전체 의석의 86.7%를 휩쓸었다. 범민주 진영이 과반 의석을 얻은 것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과반을 점하던 ‘친중파’는 의석 점유율이 13.3%로 쪼그라드는 참패를 했다. 6개월이 넘도록 홍콩 거리를 뜨겁게 달궜던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이 이번에 ‘선거혁명’으로 표출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홍콩과 중국 당국은 이번 선거의 의미를 잘 새기길 바란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약속했던 ‘자치 보장’ 등을 제대로 이행하라는 유권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민주화 시위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홍콩 당국을 심판하려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 때문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투표율(47.0%)을 20%포인트 이상 뛰어넘는 사상 최고치였다. 특히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18~35살 젊은층 유권자의 참여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 등 시위 지도자들이 대부분 당선된 반면, ‘백색테러’를 옹호한 주니어스 호 구의원 등은 대거 낙선했다. 가히 “쓰나미 같은 분노가 홍콩을 휩쓸었다”고 할 만하다.

홍콩 시위는 6월에 송환법 반대 운동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민주화와 자치권 보장 등으로 확산되며 장기화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송환법 공식 철회와 경찰 폭력에 대한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폐, 체포된 시위대 석방, 행정장관 직선 등 5가지로 압축되지만, 이 중 홍콩 당국은 송환법 철회만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는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누를 수 없다는 게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이제 민주화 시위의 정당성은 더욱 부각되고 ‘민주·자치’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홍콩 정부는 원활한 정국 수습을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이들 요구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기로에 섰다.

그럼에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25일 “선거 결과를 오독해 폭도들을 고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은 잘못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경직된 시각을 대변한 것처럼 보여, 홍콩과 국제사회에 강한 우려를 던진다. 중국 정부는 이미 홍콩 시위를 “외부세력의 부추김에 의한 분열 책동”이라며 강경 진압을 지지해,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에서 자유롭지가 않다. 민심이 확인된 만큼, 중국 정부도 홍콩 시민들의 자치와 민주화 요구를 수렴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게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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