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5 18:22
수정 : 2019.12.06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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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예방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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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예방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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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5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이후 처음이다. 2년 전 문 대통령이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지만, 사드 배치 여파로 악화된 한-중 관계의 완전한 복원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전날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는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왕 부장의 방한이 양국 관계의 껄끄러움을 털어버리고 본래의 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다.
왕 부장 방한과 관련한 가장 큰 관심사는 한-중 정상회담 개최와 시 주석의 방한이다. 전날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중은 내년 상반기 중 시 주석의 국빈 방한에 교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대통령도 왕 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시 주석을 곧 만날 것을 고대한다”고 회담 의지를 밝혔다. 이달 말 한-중 정상회담과 내년 상반기 시 주석 방한이 기대대로 이뤄진다면 한-중 관계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진다고 할 수 있다. 한-중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기회가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왕 부장의 방한 중 발언을 통해 미-중 갈등이 한-중 관계 발전에 잠재적 위협 요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왕 부장은 ‘일방주의·패권주의가 세계 안정과 평화의 최대 위협 요인’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의 대중 포위 압박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자, 한국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압박성 발언이다. 미·중 간에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움직임으로 긴장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도 진행형이다. 정부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되 과도한 개입에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어느 한편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균형을 잡는 것이 국익을 최대화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왕 부장 방한으로 한·중은 과거의 앙금을 씻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의미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가 중국의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 제한 해제에 어느 정도 공감을 이룬 만큼,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 이전에라도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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