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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9 18:29 수정 : 2019.12.20 02:36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이 19일 당과 관련해 편파·왜곡 보도를 한 언론사와 기자를 출입금지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미디어특위는 “좌편향으로 기울어진 미디어 환경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불공정 보도에 대해 1·2차 사전경고, 3차 출입금지 등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해당 기자와 언론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이다. 공당이 버젓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비민주적 발상을 내놓은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미디어특위는 “너무 불공정한 보도가 나오니 공정 보도를 해달라는 차원”이라며 “팩트와 다른 것이 확인될 때 조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특위는 언론중재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 고소·고발 등 법적 조처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도 했다. 비판적인 언론에 전방위적 공세를 취하겠다는 것인데, 불공정 보도나 오보에 대한 판단 기준부터 자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보를 핑계로 특정 언론이나 기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디어특위는 특히 <문화방송>(MBC) 등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라며 시정을 촉구했는데, 이는 특정 방송을 겨냥하는 악의적인 ‘방송 길들이기’에 해당한다.

이번 조처는 지난 10월 법무부가 오보 언론에 대해 검찰청사 출입금지 등의 훈령을 발표했다 취소했을 때 자유한국당이 취한 태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법무부가 언론 환경을 5공화국 시대로 되돌리려 한다. 오보에 대한 자의적 판단을 통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발언은 자유한국당의 이번 조처에도 똑같이 해당된다. 불과 두달여 전 비판했던 일을 까맣게 잊은 듯 되풀이하는 모습이 한심할 따름이다.

도대체 자유한국당의 끝없는 퇴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우려스럽다. 지난 16일 태극기 부대의 불법 국회 본청 난입 사건을 에스엔에스(SNS)와 문자 등으로 사실상 공모·방조하더니, 지금도 여전히 국회 안팎에서 장외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는 언론에까지 재갈을 물리겠다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이런 식의 수구 행각을 멈추길 바란다.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삼진아웃제를 즉각 철회하고, 이를 주도한 이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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