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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6 18:06 수정 : 2019.12.27 02:08

지난해 12월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합의에 따라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26일로 1돌을 맞았다. 남북이 공동으로 연 착공식에는 남북의 주요 인사들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몽골·유엔 관계자들까지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이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근간이 되리라는 기대가 넘쳤다. 그러나 철도 연결 프로젝트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제재에 막혀 지난 1년 동안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이런 꽉 막힌 상황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외부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주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 제재 면제를 포함한 대북 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 철도 협력 프로젝트를 의제로 올려 ‘다양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서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밝혔고, 리 총리는 ‘중국도 함께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가 실현되려면 남북 철도 연결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문제에 한·중이 협력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착공식 1년을 맞아 문 대통령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를 통해 “남북 철도·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힌 것도 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를 한번 더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의원 60여명이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통해 북-미 협상을 재개할 것을 미국과 유엔에 촉구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의원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낸 대북 제재 완화 안을 미국과 국제사회가 진지하게 검토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남북 철도 연결사업 진척은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열쇠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있다. 미국은 중·러의 제재 완화 안에 대해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제재 압박 정책을 고수하는 한, 북-미 대화가 진전되기 어렵다는 것은 이제 분명해졌다. ‘철도 연결 제재 면제 안’이 안보리에 회부돼 있는 만큼, 미국이 이 사업에서부터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북-미 협상 교착의 돌파구를 여는 길이 될 것이다.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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