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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3 18:03 수정 : 2020.01.04 02:32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이 지난 2일 이른바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하고 창당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국회를 통과한 개정 선거법에 따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30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챙기기 위해 허울뿐인 가짜정당을 만들겠다는 건데, 참으로 한심한 발상이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꼼수정치’의 극치이자, 정치를 희화화하는 졸렬한 계획임에 틀림없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주도로 선거법 통과가 확실시되자 위성정당 설립을 공언한 바 있다. 그때만 해도 ‘설마’ 했는데 이번에 신고서까지 제출한 걸 보니 정말로 창당을 하려는 듯싶다. 자유한국당은 이를 위해 최근 당직자들에게 창당준비위 발기인 서명을 받고, 창당을 위한 회비도 모금했다고 한다. 당직자들의 등을 떠밀어 가짜정당 설립에 나서게 하는 행태는 책임있는 공당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자유한국당은 또한 비례자유한국당으로 상당수 의원들의 당적을 옮기도록 해, 정당투표 용지에서 상위 순번을 차지하도록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총선이 끝나면 이 가짜 정당과 자유한국당을 통합해 제1당으로 만든다는 게 목표라고 한다. 정식 창당을 위해선 앞으로 2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발기인대회를 열고, 최소 5개의 시·도당 창당준비위를 결성하고 중앙당 창당대회까지 마쳐야 한다. 이런 과정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국민의 비웃음을 살 것이 틀림없다. 가치는 사라지고 공학적 계산만 판치는 ‘저질 정치’의 민낯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비례용 위성정당 설립은 민의를 왜곡하는 것인 만큼, 선관위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비례자유한국당 추진은 정당 정치의 본령을 위협하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정당은 정강정책이나 주요 인물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을 가질 때 비로소 적절한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제도를 교묘히 악용해 급조한 정당으로 의석 몇 석 더 얻겠다는 발상은 국민에게 외면당해 자칫 제 발등을 찍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제1 야당의 ‘꼼수정치’는 우리 정치를 더욱 황폐화시킬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가짜정당 설립을 중단하고 정정당당하게 민의에 호소하는 ‘정도 정치’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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