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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4 18:06 수정 : 2020.01.15 14:35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 총장 질타·신뢰 동시 표명 ‘독려’
‘수사권과 인사권 모두 존중’ 바람직
‘협치’ 위해선 먼저 야당과 협력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새해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개혁과 부동산 대책, 남북관계 등 국정 현안에 대해 폭넓게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100분 넘게 진행된 회견은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평소의 소신과 정책을 밝힘으로써 모처럼 국민과 소통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

이날 회견에선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점이 주목된다. 마침 전날인 13일 국회에서 검찰개혁 입법이 마무리된 터여서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촉구는 더욱 무게가 실렸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로 국민에게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검찰총장이 앞장서야 검찰개혁이 가능하다”고 다그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 입법이 완료된 상황에서, 수사 관행과 조직문화 개혁에 앞장서야 하는 건 검찰총장의 당연한 책무다. 실제 공수처 출범 준비나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기 위해서도 검찰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법무부가 13일 밝힌 반부패수사부 축소 등 조직개편안은 물론이고 법무검찰개혁위가 권고한 인권수사 방안 등 개혁안에 대해서도 윤 총장의 전향적 태도가 절실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갈등에 대해선 “이제는 달라진 세상”이라며 윤 총장을 사실상 질책했다. ‘총장과 장관이 검찰 선후배였던 시기’에나 통했던 잘못된 관행을 더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살아 있는 권력이나 과거 권력 못지않게 “검찰 자신이 관계되는 사건도 항상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뼈 있는 충고를 했다. 검찰 내부 범죄나 야당 고위층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서 청와대 권력만 수사하느냐는 불만을 조심스레 드러낸 걸로 읽힌다. 일견 타당한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기류가 조만간 있을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밝힌 대로 ‘검찰의 수사권’과 ‘대통령·장관의 인사권’이 모두 존중되는 선에서 합리적 인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문 대통령은 정치문화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총선 이후 ‘협치내각’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다음 총선이 지나고 야당 인사가 내각에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일이다. 개별 야당 인사들의 ‘결단’에 의존하는 방식보다는 사전에 야당과 협력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해 보인다. 특히 소통과 협치, 통합을 위해선 문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회견에선 노동·환경·교육·복지 등 사회 분야 현안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국민 관심을 모을 ‘정책 어젠다’가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언론과의 문답이 비교적 생생하고 자연스러웠던 점은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문 대통령이 다양한 형식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에 묻고 답하는 기회를 자주 갖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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