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5 17:38
수정 : 2019.11.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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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 유해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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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격전지 철원 화살머리고지 방문
‘판문점 합의’ 따라 선정된 남북 공동 유해발굴지
“한반도 상황 변하면 군사분계선 너머 유해도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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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 유해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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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땅 위로 모습을 드러난 유해는 머리, 가슴, 골반, 다리뼈 밖에는 남아있지 않았다. 엎어진 상태로 추정되는 유해는 그가 마지막까지 숨쉬기도 버거웠을 것으로 보였다. 그 머리 위로는 또다른 유해가 얽혀있었다. 여기엔 오른팔과 다리뼈 등이 남아있었다. 이곳을 발굴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이들을 한국군으로 식별했다. 전쟁이 끝난지 60여년이 흘렀지만 이들이 벗지못한 전투화의 문양이 이들이 누구인지 알려줬다. 옆에서 설명을 듣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나직이 “아”라고 탄식했다.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이들 유해에 대해 “유해 바지 주머니와 가슴부분에 군번줄이 남아 있어 국군으로 식별이 가능했다. 전투화 문양도 피아 식별단서”라고 했다.
15일 오전 이낙연 총리가 강원도 철원 휴전선에 위치한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했다. 이 총리는 5사단에 도착한 뒤 방탄조끼와 야전잠바를 입고, 철모를 쓰고 비무장지대내 감시초소(GP)로 이동했다. 이상철 5사단장(소장)은 “화살머리고지에서 모두 258구를 발굴했고, 한 장소에서 29구가 발굴되기도 했다. 처절한 전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유해발굴 경과를 보고했다.
이어 이 총리는 산길을 따라 유해발굴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 왼쪽은 여전히 지뢰가 제거되지 않는 구역이었다. 이 총리는 발굴중인 유해를 지켜보다 “현장 보존은 어떻게 합니까. 비와 눈이 내리면 어떻게 모십니까?”라고 물었다. 허욱구 단장은 “일과 뒤 복귀하기 전에 비닐로 덮어서 백화를 막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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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내 6·25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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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유해발굴을 담당하는 장병들에게 “최후의 한 분까지라도 모시는게 후대의 도리입니다. 한반도 상황이 변화하면 군사분계선 너머 유해를 함께 발굴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미국, 프랑스 할 것 없이 공동작업과 발굴, 확인, 송환까지 이뤄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의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지난 6월17일 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과 이 총리가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현장을 방문해달라는 장병들의 건의를 받은 것이라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화살머리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격전이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 전투지역 가운데 하나다.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시단, 국군 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 대대와 중공군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었다. 화살머리고지는 지난해 남북군사당국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남북공동유해발굴 지역으로 최초로 선정된 바 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은 서울에서 한-미 안보협의회의를 열고 대규모 훈련을 조정하기 위한 협의를 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최적의 조정 방안’을 찾자는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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