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이어 “2월의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 등 한나라당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 법안들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고, 4월에 있을 재·보궐선거를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김덕룡 원내대표 체제하에서는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도출시키기에는 협상력과 지도력에 한계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김덕룡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을 위해 흘린 소중한 땀방울을 한차원 더 승화시켜 한나라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용기있는 결단을 기대한다”며 “김덕룡 원내대표의 용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올해 한국정치를 빗대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고사성어를 끄집어내며, 보수파들의 사퇴 압력에 대해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맨다’는 뜻인데 개혁이라는 게 필요할수록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매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우리 정치가 지금 다시 새롭게 거문고 줄을 다시 맨 것 같은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나름대로 하려고 노력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다시 한번 새롭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 대표의 발언은 보수파들의 사퇴와 책임론에 맞서 당직을 계속 수행하면서 싸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나라당 내부도 4대입법 처리의 후푹풍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이방호 의원의 개인 성명 전문과 김덕룡 원내대표의 이날 아침 상임중앙위원회 발언 전문이다.
김덕룡 원내대표의 용퇴를 촉구한다
지난 연말 밀어붙이기 식으로 국가보안법 등을 연내에 처리하려는 여당의 오기정치에 맞서 대응하는 과정에서 보여진 김덕룡 원내대표의 지도력과 협상력 부족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협상 과정에서 당론을 충분히 관철시키지 못한 채 여당의 주장에 끌려다니면서 드러난 김대표의 오락가락 행보와 박근혜 당대표와의 계속되는 엇박자로 당력을 집중하지 못해 당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여지없이 보여주고 말았다. 한나라당의 이와같은 모습은 현 정치를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또 다른 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한나라당은 인적쇄신을 통한 거듭남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가오는 2월의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 등 한나라당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 법안들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여야 하며, 4월에 있을 재·보궐선거를 철저하게 대비하여야 한다.
앞으로 여당과의 총력전이 예상되는 2월 임시국회를 대비해서당력을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현 김덕룡 원내대표 체제하에서는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도출시키기에는 협상력과 지도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은 인적쇄신을 통해 당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하는 능동적인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바라건대 김덕룡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을 위해 흘린 소중한 땀방울을 한차원 더 승화시켜 한나라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용기있는 결단을 기대한다. 김덕룡 원내대표의 용퇴를 촉구하는 바이다.
2005년 1월 3일
국회의원 이방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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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올해는 해현경장, 한나라당도 변해야”
우리 교수들이 작년 한해를 4자성어로 당동벌이(黨同伐異)로 규정했다고 한다. 명예롭지 못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한해였다는 평가다.
금년에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해였다고 풀이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풀 해자, 거문고 현자, 맬 경자, 고칠 장자를 써서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맨다.’는 뜻인데 개혁이라는 게 필요할수록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매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정치가 지금 다시 새롭게 거문고 줄을 다시 맨 것 같은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 있다면 국민 통합하는 일이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이런 일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고 여야가 ‘해현경장’의 정치력, 지도력을 발휘해서 연말에 가서는 국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받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나름대로 하려고 노력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다시 한번 새롭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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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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