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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3 18:25 수정 : 2005.01.03 18:25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 앞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동안, 박근혜 대표가 고개를 들어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영남보수파와 밀착 소장파와는 거리둬
‘박근혜당’ 변신 관심

여야 4인 대표회담의 멤버 가운데 책임론의 후폭풍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사람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다.

열린우리당의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물러나고,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사퇴 압력에 시달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의 입지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3일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결국 오너(소유주)만이 살아남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당 안팎의 관심은 이달 말까지 마무리될 당 쇄신작업에 집중되고 있다. 이 쇄신작업을 통해 박 대표가 명실상부하게 당 장악의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제2 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을 내걸고, 조만간 한바탕 변화의 바람을 휘몰아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달 안에 의원총회와 당원대표자회의를 잇따라 연 뒤, 당명 개정과 당 선진화 프로그램 확정, 당직 개편 등을 마무리짓는다는 일정표를 세워놓고 있다.

박 대표는 특히 당직 개편을 통해 이한구 정책위의장 등 보수 성향의 인사들을 유임시키는 대신, 상대적으로 중도·개혁 성향을 표방해온 의원들을 바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강경파가 포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김덕룡 원내대표는 선출직이어서 직접적인 사퇴 압박은 어렵다고 보고, 그 자신이 ‘용퇴’하지 않으면 별 방법이 없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전체로 최선을 다한 것 아니냐”라며, 일단 김 원내대표를 껴안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당내에선 박 대표가 장악력 확대에 나설 경우 소장파 등이 어떤 대응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소장파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박 대표의 단일체제 형성이 당의 보수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장파 쪽 관계자는 “박 대표의 행보가 영남 보수층의 입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당을 선진화한다는 전략은 올바르나, 대표 1인체제가 강화된다면 원내정당화, 열린 정당화라는 목표와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모임 등 소장파 의원들은 이번 당직개편에서 가급적 당직을 맡지 않고, 박 대표와의 ‘거리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권 기자 jjk@hani.co.kr


김덕룡 “거문고줄 풀어 다시 맨다”
새해 화두 ‘해현경장’ 던져
대표직 지속여부 관련 주목

당내 보수강경파들로부터 사퇴 압력에 시달리는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을 새해의 화두로 던져, 그 뜻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3일 새해 첫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올해에는 ‘해현경장’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 말은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맨다’는 뜻으로 중국의 한나라 동중서가 무제에게 건의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게 필요할수록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새로운 각오로 원내사령탑을 계속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어, 사퇴 압력에 대한 우회적인 답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는 당 안팎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해현경장’이란 말을 쓰곤 했다”며 “시점이 묘하긴 하지만, 새해 덕담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 보수강경파로 꼽히는 이방호 의원은 이날 개인성명을 내어. “당론을 충분히 관철시키지 못한 채 여당에 끌려다니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는 이유로 김 원내대표의 용퇴를 촉구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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