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02 21:33
수정 : 2014.07.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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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나란히 전화 통화를 하며 걷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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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수원영통으로 가닥
나경원은 전략공천 않기로
공천위 “십고초려” 요청에도
김문수는 거듭 출마 거부
7·30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이던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인사들의 거취가 가닥잡히고 있다. 2일 새누리당 상황을 보면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경기 수원정(영통)에 전략공천될 것으로 보이며, 당에서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불출마 뜻이 확고해 보인다. 나경원 전 의원은 당이 전략공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일보 후퇴’하는 분위기다.
경기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지난달 30일 탈락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경우 이틀 만에 상황이 급반전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역 연고가 없어 경쟁력이 없다”며 임 전 실장을 배제했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반발하고, 이완구 원내대표도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사무총장에게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 사무총장은 1일 밤 임 전 실장을 만나 수원정 전략공천을 제안했고, 임 전 실장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동작을 필승 카드’로 여겼던 김문수 전 지사는, “십고초려라도 하겠다”는 당 공천위의 공개적인 요청에도 이번 재보선에 나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지사는 측근들에게 “지금 내가 할 일은 자기 쇄신과 혁신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며 출마 제안을 거절했다. 한 측근은 “김 전 지사는 당분간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크게 보면서 2017년 대선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장 원내 진입 문제로 초조해하기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대선 출마 채비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김 전 지사는 4일 전남 고흥 소록도를 방문해, 재보선 후보등록 기간(10~11일)이 지난 18일께까지 한센인들을 돌볼 예정이다. 그럼에도 공천위는 김 전 지사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천위는 이날 동작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면서 “김 전 지사를 모시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게 공천위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전략공천이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입지가 모호해졌다. 나 전 의원이 원하는 지역(경기 김포)과 당이 원하는 지역(수원병·팔달)이 달랐는데, 서로 거리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나경원 카드’를 수원으로 생각했는데 본인이 고사했다. (나 전 의원이 원한) 김포도 생각해 봤지만, 김포는 지금 공천 신청한 후보들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불공천 방침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수원병에 나설 경우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출마설이 나돌던 7·14 전당대회에도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정치를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강하지만, 이 시기에 재보선이나 전대에 나가는 게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조혜정 서보미 김수헌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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