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07 20:14
수정 : 2014.07.07 22:18
서산·태안 경선 참여시켜
김태흠 반발 공천위원 사퇴
동작을 김문수 다시 설득나서
7·30 재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새누리당이 내홍을 겪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공천 기회를 주면서 당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밤 회의를 열어, 한 전 청장 등 3명을 충남 서산·태안 후보 경선에 부치기로 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 결정에 반발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데 이어, 7일 오전엔 공천관리위원직을 사퇴했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새누리당은 개혁공천을 하고자 했고, 당 혁신위도 출범시켰다. 그럼에도 여러 권력형 비리에 연루됐던 사람을 후보자로 선정하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태광실업 표적 세무조사 의혹,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 이상득씨에 대한 국세청장 연임 로비 등 이명박 정부 때 여러 권력형 비리 의혹에 연루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역 경선 여론조사 결과와 한 전 청장이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출마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정권 차원의 ‘비호설’이 나오는 등 여러 가지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당 안에선 “지역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여론조사 1위 후보(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를 탈락시키면서, 의혹 자체가 질이 나쁜 사람을 탈락시키지 않고 경선에 포함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김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도덕성 문제가 적지 않은데다, 한 전 청장을 내보내면 지역적으로도 본선에서 필패하고, 전체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 전 청장이 당에 기여한 바도 없고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다른 의원들도 한 전 청장이 후보 물망에 오르는 ‘배후’를 의심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영남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이렇게 중요한 7·30 재보선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한 전 청장이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이 뭔지 알 수가 없다. 사람들이 다 기억하는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데 누가 어떤 과정으로 이런 사람을 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 공천을 놓고도 ‘욕보이기 공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나경원 전 의원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김세연 새누리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오전 전남 소록도로 김문수 전 지사를 찾아가 동작을 출마를 다시 한번 설득했다. 김 전 지사가 불출마 뜻을 분명히 하자 새누리당도 김 전 지사 대신 나경원 전 의원 공천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김 전 지사 외에는 대부분 야당 후보에게 뒤지고, 나 전 의원도 동작을 공천에 손사래를 치자 다시 김 전 지사 쪽에 매달리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여전히 불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혜정 서보미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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