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2.17 12:02
수정 : 2014.12.18 08:47
“박근혜 정부, 2년차에 벌써 정권 말기 증상 보인다”
청와대 “대통령 행사 때 참석자 얘기 기록 위해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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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제2부속실이 보유하고 있는 시계형 캠코더(시계 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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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무슨 흥신소냐”
17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에선 청와대 제2부속실이 ‘몰카 시계’를 구입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2년차에 벌써 정권 말기 증상 보인다”며 정윤회씨 등 이른바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을 언급하며 “심지어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실에서 몰카까지 구입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가 흥신소냐, 연설 기록하는 데 왜 몰카를 사용하냐”며 “대통령의 모든 말은 녹음한다. 저의 모든 경험을 동원해서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몰카 시계로 누구를 감시했는지 알고 싶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박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는 특별검사와 국정조사를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 또 국무총리를 필두로 내각을 전면 개편해 새로운 각오로 집권 3년차를 맞아야 한다. 그래야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흔들리는 국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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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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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날 열린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안봉근 비서관이 있는 청와대 제2부속실이 지난 5월 시계처럼 생긴 몰래카메라 2대를 구입한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 몰카는 녹음과 녹화가 가능한 소형 장비로 주로 몰래카메라로 사용되는데, 남성용은 시계 자판 숫자 6 자리에, 여성용은 숫자 12 바로 위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다. 남성용은 1개가 34만원, 여성용은 19만8000원이다.
최 의원이 “그냥 시계가 아니라 몰래카메라다. 청와대 제2부속실에 왜 이런 게 필요하냐”라고 묻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대통령 참석 행사 등에서 참석자들의 얘기를 기록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섞여서 얘기하면 목소리만 듣고는 누가 누구인지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얼굴까지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구입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설기록비서관실에는 이미 리코더가 15개가 있어 정 총리와 민 대변인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주현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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