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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3 21:21 수정 : 2020.01.04 02:31

3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100여일 앞 다가왔지만 이제 시작
선거에 직접 영향 줘 여야 촉각

4+1 협상 결과론 강남 통폐합 전망
수도권 유지하자는 한국당 변수

3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도 개혁 법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야가 올해 4·15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선거구 획정’이라는 또 다른 고빗길을 넘어야 한다. 선거구 획정은 ‘지역구 범위를 명확히 정한다’는 뜻이지만, 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지난해 12월27일 우여곡절 끝에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큰 산을 넘은 것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물밑에서 벌어지는 디테일한 수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회가 시·도별 정수와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정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253석 중에 17개 시·도별로 서울은 몇 석으로 할지, 경기도는 지역구 의석수를 몇 개로 할지를 여야가 협상을 해서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후 이를 넘겨받은 선거구획정위가 그에 맞춰 각 지역구 범위를 정하게 되는데, 이때 지역구 인구가 미리 정해진 상한인구와 하한인구 범위 안에 들도록 조정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국회가 이를 제대로 지킨 적이 없어 사실상 이 조항은 사문화된 지 오래다. 17대 총선 때는 선거 37일 전에 선거구를 획정했고, 18~20대 선거 역시 각각 47일, 44일, 42일 전에야 결정됐다. 선거구가 일찍 정해지지 않으면, 정치 신인이나 원외는 상대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선거운동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현역 의원들의 책임 방기라는 지적이 매번 제기되고 있다.

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4ㆍ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으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어느 동네를 떼고 붙일지를 가르는 선거구 획정은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야의 기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4+1 협의체’ 선거법 협상 과정에서는 전북 김제·부안의 인구(13만9470명·총선 15개월 전 기준)를 인구 하한선으로 잡고, 상한인구는 그 갑절인 27만8940명으로 정하는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그렇게 되면 상한인구를 넘는 세종·순천·춘천이 분구되고, 경기 군포갑·을과 안산 상록갑·을 및 단원갑·을, 서울 강남갑·을·병이 통폐합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은 경기 동두천·연천(14만541명)을 하한선으로 잡아 수도권 선거구를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4+1 협의체’와 대화하지 않았던 한국당은 일단 선거구 획정 논의에는 참여할 뜻을 보였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관위에서 의견 제출 요구가 있으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구획정위는 오는 10일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각 정당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서영지 이주빈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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