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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0 18:46 수정 : 2020.01.11 02:33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참모진과 식사를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그냥 넘길 일 아니다”
추미애 “징계 법령 찾아놓길”
‘수사 무력화’ 비판 확산에 대응
검찰 “징계 땐 당시 상황 공개”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참모진과 식사를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고위급 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당정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에선 ‘더 이상 선을 넘지 말라’며 검찰에 보내는 공개 경고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참모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으라’고 지시한 정황이 10일 확인되면서 실제로 윤 총장의 감찰·징계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냥 넘길 일 아냐”…징계 수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검찰의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며 윤 총장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다. 검찰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일에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법무부 감찰규정 5조2항을 보면,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날 한 언론에는 전날 밤 추미애 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두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사진이 보도되기도 했다.

경고·여론환기 ‘다목적 카드’ 여권에서도 당정의 강경 발언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나 징계를 촉구하는 것이라기보다, 이번 인사에 대한 검찰조직의 저항을 제압하기 위해 내놓은 경고 메시지에 가깝다는 시각이 다수다. 징계 가능성을 띄우며 검찰의 반발을 누르려는 셈법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검찰총장의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 당에서 사퇴를 요구할 수는 없다”며 “경고성 발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동요하는 여권 지지층까지 겨냥한 ‘다목적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자가 아닌 진보층과 중도층 일부에선 이번 검찰 인사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검찰 힘 빼기’가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자, ‘인사 갈등의 책임은 윤석열에게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당정이 조율된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4+1 협의체’에서 검찰개혁안 처리에 협력해온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도 검찰 인사 직후 “청와대와 권력의 ‘검찰 길들이기’ 의도가 개입됐다면 큰일”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내기도 했다.

검찰 일부 “징계 땐 대응해야” 법무부는 윤 총장의 감찰·징계와 관련해 ‘어떤 구체적 방침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그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이 총리 지시 말씀을 검토해 추후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검찰은 법무부가 실제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에선 ‘징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대검 관계자는 “장관이 징계 규정을 찾아보라고 국회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윤 총장을 비롯한 검찰에 ‘감찰이나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신호를 공개적으로 보낸 것”이라며 “실제 징계 등이 추진된다면 검찰도 최근 법무부와 인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공개하는 등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의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검찰 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에는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강효상·이은재·정갑윤·정유섭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단체로 과천 법무부 청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황금비 김원철 최우리 이주빈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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