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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6 19:15 수정 : 2006.02.26 19:15

내 갈길 간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3돌이 하루 지난 26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남은 임기 2년… 노대통령 행선지는?

임기를 2년 남겨놓은 노무현 대통령이 내리막길에서 ‘안전 운행’ 대신 ‘정면 돌파’ 쪽에 승부를 걸었다.

노 대통령은 26일 취임 3돌을 기념한 산행과 ‘국민에게 드리는 편지’ 등을 통해 “올해부터는 대통령 지지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정치적 논쟁을 유발할 새로운 과제는 피해야 한다는 계산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넘어지고 깨지더라도 양극화 해소를 끝까지 밀고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안전운행’ 대신 ‘정면 돌파’ 승부수

노 대통령은 우선 자신의 처지가 곤궁하다는 점부터 하소연했다. 그는 “임기 중간에 선거를 자꾸 하는 것이 일하기에 아주 곤란하다”며 “하는 일이나 하려는 일들을 선거 때문에 중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 선거가 아닌 당의 선거”라는 표현도 썼다. 5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당의 눈치를 보느라, 양극화 문제에 속도를 낼 수 없다는 점을 한탄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이 문제에서 말하고픈 ‘욕구’를 자제해 왔다. 그가 1월18일 새해 연설을 앞두고 ‘세금’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다. 청와대의 한 수석은 노 대통령을 찾아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월 400만원 이상의 전문직 고소득층이 참여정부의 주요 지지층이다. 세금 문제를 건드릴 경우 이들이 모두 떨어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고, 노 대통령은 결국 연설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최근 조세감면 축소 문제로 공격받은 것과 관련해 ‘세금 문제’를 “건드리면 터져버리는 손잡이 없는 고약한 폭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만큼 세금 문제가 민감한 영역임을 노 대통령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이날 지난 1월 연설 때보다 한발 더 나아간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지금부터 계산은 해보자”며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문제의 본질에 책임있게 다가서는 결단을 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에 대한 제의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하는 다짐으로도 들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국민들 자신이 어떤 혜택을 받는지에 대해 좀더 분명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한 결과”라며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이 ‘월급쟁이만 봉이냐’고 공격하는 것은 세금을 많이 내야 할 사람을 지키기 위해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사람들을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금문제 여당 눈치보기 한탄

그렇지만 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안에 성과를 이루려는 욕심은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 문제를 두고 “임기 중 해소되지도 호전되지도 않을 것이지만, 최대한 악화하지 않도록 대처해 볼 생각”이라며 “지금부터 10~20년 장기간 국가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 적어도 청사진은 제시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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