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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0 19:30 수정 : 2005.09.20 22:27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베이징 4차 6자 회담 대표단과 만찬을 하기에 앞서,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악수하고 있다.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노 대통령 “견제가 정치중심인 나라 되는 일 없어”
“연정론 얘기 않겠다” 했지만 ‘다음수’ 고민은 계속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특별기 안에서 갑작스레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기내 회의실에 모인 기자들에게 노 대통령은 “고민이 하나 있다”며 말을 꺼냈다. 얘기는 길었으나, 결론은 ‘연정론’으로 되돌아갔다.

노 대통령은 “뭔가 일을 하는 정권, 추진이 되는 정권, 10년 주기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확실하게 대세를 가진 정권이 교체되는 나라와, 정치적으로 완전 교착상태에서 추진보다는 견제에 중심이 있는 나라” 두 가지로 국가의 유형을 구분했다. 앞부분의 ‘일을 하는 나라’는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선진국을 의미하고, 뒷부분의 ‘교착상태에 빠진 나라’는 이제 막 둘러본 중남미 국가들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에 중미를 와보니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고 그냥 서 있다”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이어 “여야가 팽팽히 싸운 것 가운데 제대로 해결된 게 뭐가 있냐”며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을 중남미 국가들에 넌지시 빗댔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서울을 떠나며 “당분간 연정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이번 순방을 통해 정치구도를 새롭게 짤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에서는 노 대통령의 ‘다음 수’를 놓고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개헌, 탈당, 중립내각 구성 등이 오래 전부터 제기된 방안이라면, 최근에는 ‘소연정론’이 떠오르고 있다. 대연정론이 좌초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연상작용이기도 하고, 실제로 노 대통령이 지난 7일 한 중진의원에게 넌지시 운을 떼보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의원은 “총리는 외부의 중립적인 인사에게 맡기고 민주당에는 경제부총리, 민노당에는 복지·노동 등을 주면, 부산·경남에서는 민주노동당과, 호남에선 민주당과 연합공천을 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 자신도 아직 구체적인 경로를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들의 얘기다. 그가 “당분간 연정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궁색한 처지에서 나온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도 “이번 정기국회는 중요하므로 장관들이 정기국회에 집중해 달라”며 “나도 정기국회 때는 연정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연정론을 꺼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이런 뜻을 21일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자리에서 보다 분명하게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보니 노 대통령이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 야당 대표와 만나기로 한 것도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는 게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다.

노 대통령의 연정론은 당분간 잠복기를 거쳐 내년 초쯤 새로운 형태로 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김의겸 임석규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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