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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5 18:21 수정 : 2005.03.15 18:21

“북은 식량보다 식량생산기술 원해”

“북한이 필요한 것은 식량이 아니라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북한이 바이오씨감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북한으로부터 바이오씨감자 지원을 요청받은 황의충(64) 바이오산업개발㈜ 회장은 “이번에 북한에 제안한 방식은 기존 북한 지원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일방적인 ‘퍼주기식’으로 이뤄졌던 데 비해 북한 쪽에 생산기술을 전해주고 그들이 생산한 물량을 일부 돌려주는 말 그대로 교류협력 방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쪽에서 바이오씨감자를 3천만개를 북한에 보내주면 북쪽에서 두번 증식해 생산한 씨감자 15만t 가운데 10%인 1만5천t을 남쪽에 돌려주고 나머지로 식용감자 200만t을 생산하라는 것이다. 북한 쪽에서 이런 자신의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여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황 회장은 강조했다.

물론 씨감자 생산과 퇴비·부자재 등 구입에 필요한 재원이 마련돼야 황 회장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다. 황 회장은 “국내에서 북한 지원활동을 하는 대표적 민간단체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바이오씨감자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은 1990년대 초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정혁 박사가 개발한 인공씨감자 기술이 싹이 나는 출현율과 단위면적당 생산율이 실용화하기에 부족, 용도폐기될 위기에 놓인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정 박사한테서 기술을 인수받아 10여년 동안 연구한 끝에 실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바이오씨감자는 2003년 북한에서,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시험재배해 실용화 가능성이 입증됐다. 북한 농장 두곳에서 바이오씨감자를 시험재배한 결과 1㏊당 33.7~49.5t의 생산량을 보여 북한 평균 감자 생산량 11t/㏊에 비해 최고 5배까지 생산됐다. 감자에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발생률도 기존 재래식 씨감자의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제주도에서도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포장재배를 해 전문가들로부터 실용적인 기술로 평가받았다.

황 회장은 북한 씨감자 지원단체들이 최근 씨감자 실물 지원 대신 온실 등 씨감자 생산시설 지원으로 방향을 바꾸는 데 대해 “당장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고, 남쪽으로서도 온실 운영비를 해마다 지원해줘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며 “장차 북한에 씨감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범국민적 통합지원단체를 만들어 어떤 방식의 지원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지 창구를 일원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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