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해사 연설에서, 전쟁 "기술의 혁명적 발전은 우리 편"이라며 미국의 첨단 전력 투자를 통해 "앞으로 수십년간 이뤄질 극적인 (전쟁 양상의)변화"를 구체적인 예상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했다. 이라크전 이후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 '불량 국가들'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거론하는 미국의 민ㆍ관 안보전문가들의 주장엔 이같은 전쟁 기술에 대한 믿음에기반한 '값싸고 손쉬운' 전쟁 개념이 엿보인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목적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해사와 현충일 연설 양쪽에서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적"을 분쇄하기 위한 것이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테러리스트 정권을 제거함으로써 "세계가 더 평화롭게 되고 미국이 더 안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선 "미국 역사를 통틀어 미국은 정복을 위해서가아니라 해방을 위해 싸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전쟁론에 10여일 앞서 노무현 대통령도 19일(한국시간)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한 외교사절단을 초청, 다과회를 가진 자리에서 "모든전쟁은 다 그럴듯한 이유와 명분을 내걸고 또 영광으로 포장됐지만, 실제로는 오랜세월이 지난 후에도 명분과 가치로 포장될 수 있는 전쟁은 거의 없다"며 "아주 극히소수 예외가 있을 뿐"이라고 전쟁관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한 국가, 한 민족의 입장에선 위대하더라도 다른 민족 입장에선결코 위대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역사의 기록이 전쟁"이라며 "한 국가, 민족에겐 영광스러운 전쟁이었을지 모르나 세계 평화와 인류 존엄과 가치라는 관점에서 위대했던 전쟁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 저는 대단히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전쟁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들이지만, 전쟁을 하느냐 마느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외교관들이고, 막상 전쟁이 나면 죽는 것은 군인"이라며이같이 말하고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계평화를 우리힘으로 꼭 실현시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서로 다른 전쟁관을 펼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청중의 차이에 따라 다른 말을 했듯, "미국 땅에서 적을 대면할 필요가 없도록 밖에 나가서 적과 싸운다"는 미국의 대통령과 그게 불가능해 한반도 안에서 치러야 하는 한국의 대통령간 처지 차이 때문일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것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권, 평화와 자유"를 위해서이고, 부시 대통령이 "마지못해" 전쟁을 하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신의 뜻' '국가 이익' '인간 존엄성' 가운데 "어느 것이더 높고 강한지 확신은 없지만, 정치와 외교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가장 세계적 보편성이 있는 '인간의 존업성'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세계 보편의 가치와 국가 이익 사이에서 개인의 양심과 직책 때문에 때로 충돌하는 모순을느끼고 갈등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비해 부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부터 "신의 뜻이 자신의 직무를 안내한다"고 말해왔고, 미국의 안보(국가 이익)와 자유 확산(인간 존엄성)을 등치해옴으로써 노 대통령과 같은 모순과 갈등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두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4~5시간 회동할 때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에 대해어떤 대화를 나눌지 주목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국방·북한 |
노무현-부시의 ‘전쟁과 평화론’ |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해사 연설에서, 전쟁 "기술의 혁명적 발전은 우리 편"이라며 미국의 첨단 전력 투자를 통해 "앞으로 수십년간 이뤄질 극적인 (전쟁 양상의)변화"를 구체적인 예상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했다. 이라크전 이후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 '불량 국가들'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거론하는 미국의 민ㆍ관 안보전문가들의 주장엔 이같은 전쟁 기술에 대한 믿음에기반한 '값싸고 손쉬운' 전쟁 개념이 엿보인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목적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해사와 현충일 연설 양쪽에서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적"을 분쇄하기 위한 것이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테러리스트 정권을 제거함으로써 "세계가 더 평화롭게 되고 미국이 더 안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선 "미국 역사를 통틀어 미국은 정복을 위해서가아니라 해방을 위해 싸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전쟁론에 10여일 앞서 노무현 대통령도 19일(한국시간)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한 외교사절단을 초청, 다과회를 가진 자리에서 "모든전쟁은 다 그럴듯한 이유와 명분을 내걸고 또 영광으로 포장됐지만, 실제로는 오랜세월이 지난 후에도 명분과 가치로 포장될 수 있는 전쟁은 거의 없다"며 "아주 극히소수 예외가 있을 뿐"이라고 전쟁관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한 국가, 한 민족의 입장에선 위대하더라도 다른 민족 입장에선결코 위대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역사의 기록이 전쟁"이라며 "한 국가, 민족에겐 영광스러운 전쟁이었을지 모르나 세계 평화와 인류 존엄과 가치라는 관점에서 위대했던 전쟁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 저는 대단히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전쟁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들이지만, 전쟁을 하느냐 마느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외교관들이고, 막상 전쟁이 나면 죽는 것은 군인"이라며이같이 말하고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계평화를 우리힘으로 꼭 실현시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서로 다른 전쟁관을 펼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청중의 차이에 따라 다른 말을 했듯, "미국 땅에서 적을 대면할 필요가 없도록 밖에 나가서 적과 싸운다"는 미국의 대통령과 그게 불가능해 한반도 안에서 치러야 하는 한국의 대통령간 처지 차이 때문일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것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권, 평화와 자유"를 위해서이고, 부시 대통령이 "마지못해" 전쟁을 하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신의 뜻' '국가 이익' '인간 존엄성' 가운데 "어느 것이더 높고 강한지 확신은 없지만, 정치와 외교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가장 세계적 보편성이 있는 '인간의 존업성'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세계 보편의 가치와 국가 이익 사이에서 개인의 양심과 직책 때문에 때로 충돌하는 모순을느끼고 갈등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비해 부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부터 "신의 뜻이 자신의 직무를 안내한다"고 말해왔고, 미국의 안보(국가 이익)와 자유 확산(인간 존엄성)을 등치해옴으로써 노 대통령과 같은 모순과 갈등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두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4~5시간 회동할 때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에 대해어떤 대화를 나눌지 주목된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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