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낮 평양 대동강 영빈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평양/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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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미와 협의 거쳐 7월중에라도 가능…한반도 비핵화 유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7월 중 북핵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서해 북방한계선 긴장완화 문제를 협의할 남북 장성급 회담에도 나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면담에서 지난해 6월부터 6자 회담에 불참한 것에 대해 “미국이 우리를 업수히 보기(업신여기기) 때문에 맞서 보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정 장관이 전했다. 그러나 그는 6자 회담 재개 여부를 두고 “상대방이 우리를 인정·존중하려는 입장이 확실하다면 7월 중에라도 나올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미국과 좀더 협의해 보겠다”는 단서도 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정장관은 전했다.%%990004%% 김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북핵 문제의 결단을 촉구한 남쪽의 요구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어서, 북핵 문제의 협상국면 전환 가능성과 관련해 크게 주목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추가 협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곧바로 6자 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또 남북 장성급 회담을 재개하는 것과 함께, 남쪽이 지난달 개성 차관급 회담에서 제의했던 8·15 11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에도 동의했다. 그는 8·15 60돌 기념행사에도 비중 있는 당국 대표단을 서울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안부 인사와 함께 좋은 계절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정 장관의 요청에,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대화하기 좋은 상대로, 대화하면 흥미를 가질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우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날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은 평양 대동강 영빈관에서 2시간30분여 동안 단독으로 이뤄졌으며, 이어 열린 오찬을 포함해 모두 5시간 넘게 진행됐다. 정부 대표단의 김홍재 대변인은 정 장관이 이날 면담에서 6·15 공동선언에 대한 참여정부의 실천의지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두 사람이 북핵 문제에 대해선 1시간30분 정도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으며, 나머지 1시간 정도는 남북 사이의 정치·경제·군사 등 현안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 <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6시30분 “김정일 동지께서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측 당국 대표단 단장인 통일부 정동영 장관을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로 접견했다”며 “석상에서 특사는 김정일 동지께 보내온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친서를 정중히 전해드렸다”고 신속히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는 이에 사의를 표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전하신 다음, 특사와 따뜻한 담화를 하시었다”고 전했다. .%%990002%% 정 장관의 이번 면담은 2002년 4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특사로서 남북관계와 북-일, 북-미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임동원 외교안보통일 특보의 평양 방문과 비견되는 것으로, 한반도 정세의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면담에 이어 열린 환담을 겸한 오찬에는 “과거에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임동원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최학래 한겨레신문사 고문, 김보현 당시 국정원 3차장이 참석했다. 민간대표단에서는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인 박용길 장로를 비롯해 강만길 광복6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장, 김민하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 세 명이 동참했다. 평양/공동취재단, 강태호 정인환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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