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7 23:27
수정 : 2005.06.1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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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평양/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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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대화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난해 12월15일 주방기기업체 리빙아트의 시제품 생산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때, 연설 도중 북한 쪽 대표가 자리를 뜨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던 그로선,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을 떠뜨린 셈이 된다. 멀리 보이는 대통령후보 경쟁구도에서도 더할 나위없는 호재가 된다.
정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불거진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 파문과 탈북자 대량입국, 미국 의회의 북한인권법 제정 등 연이은 악재로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깊은 속앓이를 해야 했다. “북한땅을 한번도 밟지 못한 통일부 장관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돈 것도 이 무렵이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그는 더욱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북한이 지난 2월10일 핵무기 보유 및 6자 회담 불참을 선언한 이후 북핵 문제가 국제사회의 화급한 화두로 떠올랐지만, 남북대화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말부터 림동옥 북한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앞으로 당국간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동원해 북한을 설득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에 남쪽 소방헬기가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난달 14일 당국간 회담을 열자는 요청에 호응해왔다. 10개월여에 걸친 속앓이가 확 풀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평양 방문 마지막날인 17일 오전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이라는 ‘쾌보’를 접했다. 백화원초대소에서 조깅을 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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