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즉석국수(컵라면)를 받아들고 즐거워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모습을 방영했다. 북한에서는 식료품공장에서 컵라면을 생산하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를 시찰한 바 있다. 평양/조선중앙텔레비전 촬영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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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시대 걸맞은 남북관계 실현”만찬서 한목소리 “멀고도 가까운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환영합니다!” “통일농사 씨앗은 이미 뿌려진 것과 같습니다. 잘해봅시다!” 21일 오후 제15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해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마주한 남쪽 수석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쪽 대표단장 권호웅 내각참사는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북쪽 대표단 일행과 함께 전체회의 등이 열리는 회담장 주변을 둘러본 정 장관은 권 단장의 손을 꼭 쥔 채 숙소까지 직접 안내했다. 정 장관은 지난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회담 분위기를 남북 협력 방안이 이뤄지는 자리로 바꾸자”고 제안했고, 김 위원장도 “실질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논의하자”고 화답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해 이번 회담에선 전체회의가 열리는 호텔 1층 ‘무궁화홀-1’에 이전 회담 때의 직사각형 탁자 대신 원탁을 배치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건설적으로 회담을 하자는 뜻에서 탁자를 원형으로 바꿨다”며 “북쪽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쪽 대표단은 공항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도중 ‘자유사랑청년연합’이라는 반북단체의 기습시위 때문에 예정보다 늦은 5시35분께 호텔에 도착했다. 그 여파로 만찬 일정도 1시간 가량 늦춰졌다. 정 장관은 만찬사에서 “제2, 제3의 6·15를 만들어 내기 위해 (남북은) 상호 존중하고 신뢰해야 하며, 약속한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우리 앞에 제기되는 문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욱 더 자주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자”고 말했다. 답사에 나선 권 단장은 “6·15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북남관계를 활력있게 전진시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강구함으로써,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온겨레에게 기쁜 선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은 22일 오전 제1차 전체회의를 열어 정 장관과 권 단장이 기조(기본) 연설을 통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양쪽의 의지를 밝힌 뒤,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이날 오후엔 남북 대표단이 함께 남양주 서울종합촬영소를 방문해, 영화촬영 현장을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방북길에 나선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북쪽 대표단이 타고 온 고려항공 전세기편을 이용했다. 애초 한 총재는 오는 24일 출국해 베이징을 거쳐 방북할 예정이었으나, 20일 밤 늦게 북쪽에서 ‘회담 대표단이 타고 간 전세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통보를 해 왔다고 적십자 쪽이 밝혔다. 정인환 기자, 공동취재단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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