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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2 19:19 수정 : 2005.06.22 19:19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1차 전체회의가 22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회담은 남북회담에선 처음으로 사각형 테이블 대신 원탁에서 진행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남, 이번 회담서 북핵문제 협의해결 제안
북, 비핵화 합의 말곤 내줄 것 별로 없을 듯

22일 15차 장관급 회담에서 남쪽은 △한반도 냉전 종식 △평화 정착 △공동 번영의 세가지 원칙에 따라 10개항에 걸쳐 의욕적이고 포괄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정동영 수석대표가 기조발언에서 밝혔듯이 ‘제2의 6·15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북쪽 권호웅 단장도 회담 첫머리발언에서 ‘회담의 속도’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뛰고 날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 및 장성급 회담=그동안 장관급 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핵 문제에서 남북은 모처럼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남쪽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장관급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협의·해결할 것을 촉구해, 핵 문제 해결의 당사자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쪽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난 17일 발언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핵 문제의 추가적 협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핵 문제의 평화적이고 조속한 해결이라는 원칙적 합의 정도가 예상된다.

문제는 장성급 회담이다. 남쪽은 ‘한반도 평화’를 중시한다는 입장에서 장성급 회담을 7월 중 열자고 제의해, 시기를 못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북쪽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김천식 남쪽 회담 대변인은 “회담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문제를 소상히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 북쪽이 ‘군사 문제는 남북 군당국자 간에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유보적 자세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회담 정례화 및 제도화=장관급 회담 정례화는 남북 협력의 법제화·제도화와 함께 남쪽이 그동안 여러차례 강조해 왔던 것이다. 가다서다식 회담을 반복하는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남쪽은 이번엔 아예 분기별로 회담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제도화의 측면에서도 남쪽은 지난 14차 장관급 회담에서 제의됐던 남북경제협력 협의사무소의 개성 설치와 정부간 협의 채널로서 ‘사회문화 협력 분과회의’의 구성·운영을 내놨다. 이 분과회의 설치는 남북 간의 원칙 합의에도, 북쪽이 답을 미뤄온 것이다.

경협 및 농업·수산회담=경협 문제는 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 회의 일정을 잡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남쪽은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북 식량 지원이 차관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북쪽이 날짜를 잡자고 나올 것으로 봤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농업협력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것은 올해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설정한 것과 관련이 깊다. 단지 북이 수산회담을 언급하면서 서해 공동어로를 제시한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와 관련해 민감하게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쪽은 제3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근절 등을 위한 남북 수산협력 회담을 제의해 차이를 보였다.

이산가족 및 사회문화 협력=남쪽이 8·15 전후의 1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외에, 7월 중 6차 이산가족 회담을 제의한 것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국내 보수세력의 압력을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북쪽의 정치적 의지 못지않게 이를 실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사회문화 협력 분야에서 남쪽은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진행돼 온 교류 외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관대첩비 반환 문제 합의와 안중근 의사 유해의 공동 발굴을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다. 이에 반해 북쪽은 을사조약의 불법성 문제, 일본의 독도 침략과 역사 교과서 왜곡에 공동 대처할 것을 제안해 초점을 달리했다. 강태호 유강문 기자 kankan1@hani.co.kr


납북자 가족등 시위 영화종합촬영소 방문취소

북쪽 대표단은 애초 이날 오후 2시부터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도희윤 피랍탈북시민연대 사무국장과 납북자 가족 등 30여명이 촬영소 앞에서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강 유람선을 타는 쪽으로 일정을 바꿨다.

남북 회담 관계자들은 회담장인 워커힐 호텔에서 1시간쯤 출발을 미룬 채 대책을 숙의한 끝에, 오후 3시10분께 잠실 선착장으로 출발했다. 남북 대표단은 잠실 선착장에서 한남대교까지 왕복 15㎞에 이르는 구간을 1시간 남짓 둘러보며 얘기꽃을 피웠다.

특히 배를 타기에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5대양을 다니는 배 7척 가운데 1척은 남쪽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하자, 권호웅 북쪽 단장은 “남이 하든 북이 하든 민족의 힘, 민족의 저력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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