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북한으로 남쪽의 전력을 직접 공급하게 되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의 양주변전소 모습. 양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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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접촉때마다 전력지원 요청
“남에는 전기가 남아 돈다면서요. 급할 때 나눠 씁시다.” 지난 2000년 6월1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역사적인 6·15 정상회담을 마친 뒤, 송별오찬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오찬에 참석했던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대화를 나누던 중 “남쪽엔 물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 금강산 물이 참 좋다”며 “군인들을 동원하면 (금강산 물을) 금방 남쪽에 공급해 줄 수 있다”고 말한 뒤, 대신 여유전력을 지원해 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 이 때 말고도 북쪽은 여러 차례의 남북 접촉을 통해 전력 지원을 요청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에는 10만㎾급 화력발전소를 평양에 건설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2000년 4월8일 남북접촉에서도 남쪽 관계자들에게 전력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쪽은 특히 지난 2000년 9월과 12월에 각각 열린 제3차 및 4차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공식·비공식 회담에서 어려운 전력사정을 토로하며, 200만㎾ 규모의 전력을 직접 송전방식으로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끊임없이 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으로선 대북 직접 송전 방식을 통한 전력 지원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번 기회에 대북 전력지원을 위한 송·배전 및 변환설비가 마련된다면, 향후 북에 대한 경제협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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