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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7 18:37 수정 : 2005.07.17 22:2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큰딸 정지이 현대상선 과장(오른쪽),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6일 강원도 원산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대북사업 계승자 인정”…‘7대 사업’ 본격화 분석도


지난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만남은 5년여 전인 지난 2000년 6월29일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 부자의 원산 면담을 연상시킨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원산 서호초대소에서 정주영 부자를 만났다. 당시의 면담이 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의 연장선 상에 있듯, 이번 역시 6·17 김정일-정동영 면담의 흐름 속에 있는 것도 닮은 꼴이다. 이번 면담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을 통해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관계의 전면 복원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이번 면담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이른바 ‘7대 사업’을 본격적으로 다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5년여전 현대아산이 북쪽에 5억달러를 주고 합의한 7대 사업은 △남북 철도연결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사업 △북쪽 발전시설 건설 등 전력 공급사업 △강원도 통천 비행장 건설 △금강산 저수지의 물 이용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관광명승지 종합개발 △임진강댐 건설 등이었다. 정부가 밝힌 ‘중대 제안’에 포함된 전력 공급을 비롯해, 이들 7대 사업의 상당 부분은 남북당국 간에 진행되거나 합의해야 할 사업이다. 실제로 정부는 △에너지 협력 △철도 현대화 △남북 공동 영농단지 개발 △북한 산림녹화 협력 △백두산 관광 △남포항 현대화 △남북 공유하천 공동 이용 등 ‘7대 신동력 사업’을 큰 틀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번 면담은 ‘7대 신동력 사업’을 시야에 두고, 북한이 ‘현대’ 채널을 재가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대그룹 쪽은 이와 함께 이번 면담을 통해 현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대북 사업을 이끄는 주도적 인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 국방위원장은 현 회장과의 면담에서 “금강산은 정몽헌 회장한테 줬는데, 백두산은 현정은 회장한테 줄 테니 잘 해봐라”라고 말했다고 현대 관계자가 전했다.

백두산 관광프로그램은 지난 2003년 통일교 계통인 평화항공여행사의 평양-백두산 시범관광 이래 북쪽이 적극적으로 나선 문제였지만, 삼지연 공항 확장 투자 등의 조건 때문에 남쪽은 소극적이었다. 이 문제는 시범관광부터 시작하되, 금강산관광 개발방식을 적용해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가 북쪽 아태평화위와 협의해서 풀어가는 것으로 윤곽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엔 150명이 묵을 수 있는 베개봉 호텔과 소백수 초대소 등 모두 300명 규모의 숙박시설이 있다. 현대아산은 비행기 1대를 전세내 이들 시설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강산 관광의 내금강으로의 확대와 개성 시범관광 실시 등은 북쪽이 그동안 답을 미뤄왔던 것으로, 김 위원장의 현대에 대한 배려라 할 수 있다. 대체로 관광사업 확대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낸 셈이다.

정부 차원에서 보면, 이번 합의는 동해선 연결과 함께 금강산·원산·칠보산 관광, 나진-선봉, 백두산을 잇는 동해안 벨트지대의 남북협력 구상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설악산-금강산 등 남북연계 관광 프로그램으로도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9월 장관급 회담에서는 남북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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