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 회담이 개막된지 1주일째인 1일 오전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앞에서 취재진들이 회담 참가국 대표단의 차량이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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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급진전 의미… 러시아쪽 “3,4일쯤 올것”
“이번엔 러시아의 입이 아니라 발을 주시하라.” 지난달 30일 모스크바로 일시 귀환한 6자 회담 러시아 수석대표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의 베이징 복귀 날짜에 각국 취재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온다면 ‘수석대표의 서명’이 필요할 만큼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 세 차례의 6자 회담에선 회담 진행 상황을 엿보는 ‘창’ 구실을 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언론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선 양자협의로 논의의 축이 옮아가면서 러시아가 입을 열 기회가 좀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각국이 공동문건 문안을 놓고 기약없는 밀고 당기기에 들어가면서, 알렉세예프 차관의 행보가 협상의 끝을 알리는 신호가 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알렉세예프 차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모스크바행을 밝히면서 “협상 진척상황에 따라 이르면 1일 베이징에 돌아오겠다”고 말했으나,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현재 그는 휴가 중인 러시아 외무장관을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표단 관계자들은 “그가 대략 3∼4일쯤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도 하루이틀 뒤면 정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알렉세예프 차관은 베이징에 있을 때 “이번 회담이 마지막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9월 중순 실무 전문가그룹 회의를 열자”고 제안한 바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한 언론 ‘늘 그랬듯’ 침묵 러 언론 보도·ARF 참석자 반응 빼곤 정보 가뭄 4차 6자 회담이 일주일을 맞도록, 북한 언론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2일 <중앙통신>이 6자 회담 북쪽 대표단의 평양 출발을 보도한 게 전부다. 누구보다도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쪽이 바로 북한인만큼,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이들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태도는 ‘정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지난 세 차례의 6자 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2003년 8월의 1차 6자 회담에서는 중앙통신이 기조연설 내용을 공개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북쪽의 입장과 반응을 알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는 러시아 언론이다. 이번에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북한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몇차례 ‘단독’ 보도를 했다. 다른 하나는 때마침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이다. 29일 라오스에서 열린 이 회의에서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수행한 정성일 외무성 부국장은 “6자 회담 분위기가 아주 좋다”며 회담 경과에 대한 북쪽의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언론은 정부 그 자체로 봐야 하는만큼, 회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강태호 기자, 홍수희 인턴기자fuf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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