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맨 왼쪽)와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운데)가 지난 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의장성명을 발표하는 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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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수로 이용 권리 명기 요구가 막판 걸림돌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는 제4차 북핵 6자 회담 개막 13일째인 7일 오전 베이징 조어대에서 수석대표 회의를 열어, 회담 휴회를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여섯 나라 대표들은 오는 29일부터 시작하는 이달 마지막주에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의장국인 중국이 지난 2일 제출한 공동문건 4차 초안에 대한 수용 불가 뜻을 거듭 밝혔고, 중국은 이에 휴회를 제안했다. 6개국은 앞으로 구체적인 회담 재개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나, 그동안의 6자 회담이 화요일에 개막한 전례에 따라 오는 30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의장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둘러싸고 6자 간에 상호 존중과 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지하고 실질적인 협의를 했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공동인식을 확대하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1천마일 여행에서 벌써 큰 승리를 거두었다”며 “회담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가 차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다음 회담은 중국의 4차 초안에 바탕해서 출발할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출발이 아니라 지금 과정의 연속”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핵 폐기의 범위와 그에 대한 상응조처, 특히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 문제에서 의견접근을 보지 못했다”며 “다음 회담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이 막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 특히 경수로 이용 권리를 공동문건에 명기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은 핵에너지 이용뿐만 아니라 경수로를 사용할 권리를 요구하고 경수로를 공동문건에 포함시키기를 원했다”며 “그러나 경수로는 의제에 올라 있지 않으며, 북한 대표단은 평양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경수로에 대한 언급 없이 “미국이 우리의 평화적 핵 활동권마저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다음 회담에서는 미국이 (우리가) 어떤 핵도 갖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바꾸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휴회 기간에도 북-미 양자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휴회가 공식적으로 결정됨에 따라 각국 대표단은 7일 또는 8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단은 7일 모두 귀국했다. 정부는 휴회 기간에도 남북과 한-미 대화채널을 최대한 가동해 접점 찾기에 나설 방침이다. 베이징/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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