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대축전 마지막날인 17일 오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남쪽 정부대표단이 북녘으로 돌아가는 김기남 북쪽 당국 대표단장 일행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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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만나 기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노대통령, 북 대표단과 청와대 첫 오찬 김기남 단장 “식량·비료지원 감사”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8·15 민족대축전 북쪽 대표단을 만나 “8월말에 재개될 4차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핵문제의 고비를 넘어서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최근 각 분야에서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신뢰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남과 북이 상호신뢰와 존중을 토대로 약속한 것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복 60돌을 기념해 14~16일 열린 민족대축전에 대해 노 대통령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올해 79살인 김기남 단장의 건강상태를 물은 뒤, “특히 이번에 현충원에 방문해 준 것은 아주 참으로 좋은 일”이라며 “그것이 앞으로 더 좋은 일이 계속해서 생길 수 있는 밑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쪽 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노 대통령에게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께서 노무현 대통령 각하께 보내신 인사를 전해드린다”며 김 위원장의 안부말을 전했고, 노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각별한 안부인사를 전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단장은 또 북한의 농업문제를 설명하면서 “이 기회에 남에서 식량과 함께 비료를 지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쪽 인사를 접견한 것은 지난 6월23일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가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 북쪽 대표단 일행을 접견하 데 이어 두번째지만, 오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접견에는 북쪽 대표단에서 김기남 단장을 비롯해 림동옥 조평통 부위원장, 최승철 아태 부위원장, 리현 아태 참사가 참석했고, 남쪽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배석했다.오찬에는 북쪽에서 안경호 민간대표 단장, 김수남 내각 사무국 부부장 등 2명과 남쪽의 백낙청 민간대표 단장이 합류했다. 북쪽 민간·당국 대표단은 이날 행주산성과 창덕궁을 참관한 뒤 오후 7시께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남북이 만나 기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김기남 단장은) 와인을 좋아하시는데…” “복분자에 지지 찬동합니다.” 17일 노무현 대통령이 북쪽 대표단을 위해 마련한 청와대 오찬에서 “복분자주가 준비됐다”는 행사 관계자의 말이 나오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쪽의 김기남 당국 대표단장 사이에 오간 말이다. 지난 6·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이어 이번 8·15 행사에서 늘 함께 다니는 동안 두 사람 사이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오찬에서도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찾은 북 대표단을 접견실 문 앞까지 나와 맞았다. 노 대통령은 김 단장을 비롯해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최승철 아태위 부위원장, 리현 아태위 참사 등 북쪽 대표단 4명과 악수를 한 뒤, 김식 화백의 <금수강산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찬장으로 자리를 옮긴 노 대통령은 “일정이 굉장히 빠듯하던데 오늘 얼굴들이 밝으신 것을 보니 남북이 만나 기를 많이 받은 것 같다”며 “이처럼 남북관계가 원기왕성하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북쪽 대표단에 거듭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김 단장은 “이번에 통일의 열망과 북남관계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북녘 인민들의 염원을 안고 왔다”며 “(민족대축전에 대해) 대단히 만족한다. 성과가 있었다”고 화답했다. 정동영 장관은 건배사에서 “이번 8·15에는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남북간에 의미있는 길을 여는 경사스런 조처들이 있었다”며 서해상 해군사령부간 통신, 비무장지대 선전수단 제거,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쪽 대표단의 현충원과 국회 방문 등을 성과로 꼽았다. 정 장관은 또 “김기남 단장과 림동옥 부부장이 (성과를) 최소한 10가지 이상 채우자고 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의 건배 구호는 ‘남북관계의 화합과 단합과 전진을 위하여’였다. 접견과 오찬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2시간 남짓 이어졌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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