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남쪽 수석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앞줄 왼쪽 두번째)이 15일 오후 북쪽 대표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맨 왼쪽)와 함께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을 관람한 뒤 북쪽 학생들과 마주치자 손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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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경수로 ‘전략적 결단’ 촉구한 듯 ‘6자는 내 운명’ 회담성과 장담못해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 사흘째를 맞은 15일 양쪽 수석대표들은 ‘차량 동승 단독 회담’을 통해 막바지 절충 작업을 벌였다. 14일 밤 <아리랑> 공연 관람 이후 특별한 접촉이 없던 소강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 결과가 회담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남쪽 수석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쪽 대표단장은 이날 승용차에 동승해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을 참관했다. 평양에서 국제친선전람관까지는 오고가는 데 모두 4시간이 걸린다. 향산호텔에서 점심을 함께한 시간을 더하면 5시간이 넘는다. 양쪽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실제 남쪽 대표단 관계자는 “차량 회담을 통해 적지 않은 얘기가 오갔다”며 “수석대표 접촉이라는 게 꼭 회담 테이블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차량 회담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회담장 주변에서는 6자회담에서부터 현대아산-북한간 갈등 문제에 이르기까지 민감하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의견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북 양쪽은 이후에도 대표 접촉 등을 통해 막바지 의견 조율 작업을 벌였다. 특히 남쪽 대표단은 남북간 접촉에서 ‘6자회담 측면 지원’ 구실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쪽 대표단이 ‘평화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은 ‘평화 모멘텀’을 어떻게든 이어 나가는 게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진전에 관건이 된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경수로 문제에 대해서도 남쪽 대표단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국의 방침과 의중, 남쪽 당국의 입장을 설명하며, 북쪽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못하는 분위기다. 남쪽 대표단은 △서울-평양 상주연락대표부 설치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처 등 이미 공개된 의제 이외에도 ‘평화문제’와 관련해 다양하고 구체적인 복안들을 준비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복안들을 쉽게 꺼내기도, 논의 진전도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여기엔 이번 장관급 회담이 6자회담과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북쪽이 의제로 내건 ‘경제협력 투자장벽 제거’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교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쪽은 북쪽대로 지난 7월 제10차 경추위에서 합의한 ‘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의복·신발·비누등 경공업 분야 지원과 북의 지하자원개발 등 ‘새로운 방식의 경제협력사업’의 조속한 이행을 요청했다. 남쪽은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남쪽 대표단은 16일 오후 3시 평양을 출발해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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