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6자회담 앞둔 10월중 양자 접촉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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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6자회담 다음주 개최 가닥
한국, 미·중·일 다각접촉북, 안방서 러·중과 조율
북-미 직접대화는 없어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협의할 베이징 5차 6자회담이 새달 둘쨋주에 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30일 “중국이 다른 나라와 협의해 곧 통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회담은 8∼9일쯤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개최일이 다가오면서 6자회담 참가국 사이에선 서로의 시각차 등을 조율하기 위한 양자 협의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과의 협의에 힘을 쏟고 있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17∼19일 워싱턴에서 미국 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만나 한국 쪽 로드맵을 설명하고 양국간 의견을 조율했다. 송 차관보와 힐 차관보는 30일 저녁에도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송 차관보는 27∼29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따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새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북-일 수교교섭을 위한 정부간 접촉과 관련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차관보는 29일에는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 쪽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빈 한반도담당대사를 만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차기 회담 목표와 접근 방법에 중점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주로 안방에서 양자협의를 진행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8일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8일 평양에서 우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난 데 이어,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만났다.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우이 부총리와 함께 방북한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만난 데 이어, 18∼20일엔 리빈 차석대표와도 협의했다. 이런 상호협의 과정에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다차원적 움직임이 특히 눈에 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에서 리빈 차석대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창구를 모두 가동하고 있다. 힐 차관보는 24일 하와이에서 리빈 대사와 협의한 데 이어, 31일 도쿄에서 사사에 국장을 만난다.
이견의 핵심 당사자인 북-미 사이엔 회담대표 간의 직접 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신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지사가 17∼20일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경수로의 투명성 확보를 비롯해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는 게 리처드슨 주지사의 전언이다. 이런 협의 과정에서도 ‘핵폐기’와 ‘경수로 제공 논의’의 선후관계를 둘러싼 논란 등 이견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렬 주유엔 북한 차석대사가 최근 ‘경수로 완공 전 핵 해체 불가’ 뜻을 밝힌 데 대해, 힐 차관보가 30일 인천공항에서 “그도 냉정을 잃은 발언에 깊이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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