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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맨 앞쪽)과 권호웅 북한 내각 책임참사(앞에서 두번째) 등 제17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양쪽 대표단이 14일 오후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생각하는 정원, 분재예술원'을 찾아 연못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북제주/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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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군사분야등 합의 이행을” - 북 “관계 한단계 더 높여야”
남북은 14일 오전 17차 장관급회담 이틀째 첫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 설을 계기로 13차 이산가족 상봉 및 적십자회담을 열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남북은 남쪽의 ‘남북한 합의의 이행을 위한 실천방안’과 북쪽의 ‘남북관계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들’을 내놓고 본격 협의를 시작했다.남쪽의 김천식 장관급회담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과거와 달리 남북 간에 신뢰가 축적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변 정세 등) 걱정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라고 전했다.
애초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인한 북-미 긴장 등 주변정세의 악화로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으나, 실제 회담은 올해 남북이 이뤄낸 성과에 대한 공통된 평가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협력 방안과 과제들을 진지하게 의논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은 주변정세가 악화될 때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남북대화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정동영 남쪽 수석대표는 이날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올해는 냉전구조 해체와 남북관계 발전에 새로운 토대를 구축한 한 해였다”며, “군사분야 등 일부 합의사항 중 이행이 안 된 부분에 대한 실천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 대변인이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합의해 놓은 사항의 이행문제가 우선적”이라며, 특히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등 군사분야에서의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북쪽은 기조발언에서 올해의 남북관계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제2의 6·15시대에 걸맞게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북쪽은 내년에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상대방 지역을 방문하는 자기쪽 주민의 방문지 제한 해제 △합동 군사훈련의 중지 △우리민족 정신에 맞는 경협의 발전 △이산가족 상봉 등을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북쪽이 기조발언에서 ‘높은 단계로 남북관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한 것은 우리 이해로는 정치적·군사적 신뢰, 경제협력의 강화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3차 이산가족 상봉 및 적십자회담은 추운 날씨를 고려해 3월 중에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주/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이용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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