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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한달만에 급성폐렴으로 숨진 박지수씨(가운데)가 입대전 친구들과 어룰려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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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사단 박지수씨…훈련소 내내 의무실 들락
군, 수도통합병원 후송하고도 가족에 연락안해
군 제대 직후 위암으로 숨진 노충국씨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 보름 만에 육군 훈련병이 급성폐렴으로 숨져 군 의료체계의 허술함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특히 군은 훈련병을 중환자실로 옮긴 뒤에도 가족들에게 입원 사실조차 알리지 않아 반발을 사고 있다. 환자가 직접 개인전화…“허약체질인데도 현역판정 나왔다” 인천 부평구 육군 17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던 박지수(20)씨는 급성 세균성 폐렴으로 입대 한 달여 만인 14일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숨졌다. 박씨는 지난달 8일 경기 의정부시 306보충대로 입소한 뒤 11일부터 부평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아왔다. 평소 허약한 체질이었던 박씨는 입대하자마자 몸이 아파 부대 의무실을 들락거렸다. 11월14일에는 허리가 심하게 아파 대대 의무대에서 약을 지어 먹었고, 16일과 18일에도 손이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아파 의무실 신세를 져야 했다. 박씨가 처음으로 폐렴 증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 29일이었다. 박씨는 이날 의무실을 찾아 감기몸살 증세를 호소해 주사를 맞고 이틀치 약을 지어 먹었다. 그래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은 박씨는 12월4일 열이 심하게 나 연대 의무실을 거쳐 폐렴 판정을 받은 뒤 사단 의무대에 입원했다. 사흘이 지난 12월7일 박씨는 급성폐렴으로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 중환자실로 긴급히 옮겨졌다. 이곳에서 박씨는 11일 방사선 촬영 도중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14일 0시45분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박씨의 가족들은 원래 몸이 약한 박씨가 걱정스러워 세 차례나 박씨의 부대 소대장에게 “몸이 약하니 유심히 지켜봐 달라”고 전화로 부탁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박씨가 수차례 의무대를 들락거린 끝에 수도통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할 때까지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가족들은 중환자실에 도착한 박씨가 직접 자신의 형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박씨의 입원 사실을 알았다. 가족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박씨의 증세는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유족들은 “지수가 원래 몸이 약해 웬만하면 군대를 보내지 않으려고 신체검사도 두 번이나 받았지만 현역 판정을 받아 군에 입대했다”며 “군대가 제대로 된 의료체계만 갖췄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폐렴으로 죽었겠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박씨의 교육·훈련 과정에서 전혀 무리가 없었고, 의료절차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수도통합병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치료했지만 병이 너무 빨리 진행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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