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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16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제17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권호웅 북한 내각 책임참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서귀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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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 9개항 공동보도문 발표
남북은 16일 군사당국자 회담을 ‘새해 들어 조속히 개최’하기로 하는 한편, 남북경협을 새로운 단계로 확대하기 위해 ‘지역·업종·규모면에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 조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또 2∼3월에 걸쳐 7차 적십자 회담 및 이산가족 화상상봉, 13차 금강산 상봉행사 등을 열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끝난 17차 장관급회담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9개항의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남북은 또 “2006년에는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과 의지”를 천명했다. 한반도 평화, 남북이 주도적 협의·협력 뜻 공감
통행·통관·통신 등 경협 확대 실질적 조처 명시
2∼3월 적십자회담·화상상봉·금강산 상봉 합의 공동보도문은 특히 “핵문제가 민족공동의 안전과 이익에 부합되게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적극 협력하고, (9·19 베이징) 공동성명은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이번 합의는 6자회담이 난관에 부닥친 상황에서, 주변 정세가 악화될 때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남쪽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당국자 회담 등 한반도 평화문제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협의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쪽도 이에 호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쌍방 군사당국자 회담을 “새해 들어 조속히 개최하기로 했다”는 것은 진전된 합의로 평가된다. 지난 16차 회담의 경우 군사당국자 회담이 개최되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만 돼있다. 공동보도문은 또 남북경협과 관련해 △지역과 업종, 규모면에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처를 취하기로 하고 △개성공단 2단계 개발과 통행·통관·통신 및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등 이행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합의사항의 이행에 대한 실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통행·통관·통신과 열차 시험운행은 지난 16차 회담의 공동보도문에는 없었던 내용으로, 군사적 보장조처의 이행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한층 진전된 합의로 평가된다. 공동보도문은 또 △태권도의 통일적 발전을 위해 세계태권도연맹(남쪽)과 국제태권도연맹(북쪽) 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으며 △일본으로부터 되찾아온 북관대첩비를 이른 시일 안에 원소재지인 북쪽지역으로 옮기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밖에 개성지구 역사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및 보존·관리사업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공동보도문 작성 과정에서 북쪽이 남쪽인사들의 북쪽 방문·참관지 제약 등 정치적 장벽의 제거를 요구하는 바람에 북쪽 대표단의 출국이 늦어지는 등 오후까지 진통을 겪었다. 남북은 이 문제는 공동보도문에 명시하지 않는 대신, “남북이 대결 시대의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를 위한 ‘실천적 조처’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는 원칙적 언급으로 절충했다. 18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내년 3월28일부터 31일까지 평양에서 열기로 했다. 제주/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이용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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