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9 20:26
수정 : 2019.12.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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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8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핵 비확산 전문가인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이 9일 로켓 엔진 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루이스 소장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을 게재하며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시험) 전과 후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위성(장거리 로켓) 발사장에서 로켓 엔진 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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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에 시험 사실도 보도 안해
미국과 협상 여지 ‘다목적 포석’ 방점
당 중앙위 전원회의 때 공개하거나
연말까지 추가시험 있을 가능성도
전문가 “협상시한 앞 메시지 관리”
“대외정세, 대내 공개에 부담 느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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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8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핵 비확산 전문가인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이 9일 로켓 엔진 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루이스 소장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을 게재하며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시험) 전과 후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위성(장거리 로켓) 발사장에서 로켓 엔진 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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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일 오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8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지만, 9일 해당 시험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후속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북 주민들이 매일 읽는 <노동신문>에 시험 사실 자체가 실리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우리 정부도 북한 시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미국과 ‘파국이냐 협상이냐’의 기싸움 수위를 높이는 살얼음판의 상황에서, 남북 모두 신중한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신형 무기 등을 시험한 뒤 바로 다음날 시험 내용을 사진, 영상과 함께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인민들한테 상세히 전해왔다. 올해 5월4일부터 11월28일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신형 무기를 시험발사할 때마다 <노동신문> 1, 2면에 그 내용을 자세히 다뤘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후속 보도나 대내 공개를 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9일 정부 당국자와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그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일단 북한이 8일 발표에서 밝혔듯, 이번 시험 결과가 당 중앙위원회에 보고돼 이달 말 열릴 전원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라 미리 발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면서 제시한 연말 시한이 아직 남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해당 시험이 “머지않아”,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연말까지 추가 시험이 있을 수 있어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두루 고려한 ‘모호성 전략’이자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12월 말까지 협상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메시지 관리를 한 것”이라며 “전략적 지위와 밀접하게 관련된 기술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순간 전원회의 결과를 미리 내놓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신호만 던져놓고 기다린 뒤, 전원회의 때까지도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공식화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 정부 당국자도 “대미 압박용으로 서해위성발사장에 방점을 찍어 강조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외 정세를 내부에 상세히 전달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며 “미국 정상과 세차례 만난 김정은의 대외 업적에 손상이 가는 면이 있어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군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7일 시험에 대해 “한·미는 긴밀한 공조하에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한·미 정상이 통화를 했고, 북-미 간 문제도 있어서 복합적인 상황”이라며 “(입장을) 낼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지원 성연철 기자
zon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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