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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9 18:58 수정 : 2019.12.30 02:00

북한이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9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 위원장이 ‘지도’한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뉴스분석] 북미 교착 속 당 전원회의

“국가 전략적 지위·국력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 속도 낼 방략 제시”
논의 결과 구체 내용은 공개 안 해
김정은 신년사 관심 유지 고려한 듯

북, 경제건설 집중 노선 유지할 듯

회의 참석자 3~5배 늘려
지역경제 이끄는 위원장들 포함
말단 단위까지 체제결속 의도
주석단에 박봉주 태종수 노두철
보이지 않아 직책변화 가능성

북한이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9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 위원장이 ‘지도’한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28일 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를 ‘지도’해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을 의제로 상정해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치 1면에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 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갈 투쟁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노동신문>은 예고했다. 신문은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혀, 29일에도 회의가 계속된 듯하다. ▶관련기사 5면

김정은 위원장이 회의 첫날 “당 중앙위 사업 정형(경과)과 국가사업 전반”에 관해 “역사적인 보고”를 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으나, 구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김 위원장의 신년사(1월1일) 발표에 대한 안팎의 관심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고려가 작용한 듯하다.

이번 회의의 알짬인 김 위원장의 보고는 물론 전원회의 결정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김 위원장이 공언해온 ‘새로운 길’이 어떤 내용인지도 공표되지 않았다.

<노동신문> 보도문은 모두 964자(본문 기준)로 이례적으로 짧았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이전의 5차례 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모두 하루짜리인데 이번엔 이틀째 계속됐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3차 확대회의(<노동신문> 22일치 1면 보도)와도 일주일 넘게 시차가 있다. 그만큼 ‘고민거리’가 많고 깊다는 방증이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당 중앙군사위와 전원회의의 시차가 있는 건 그만큼 고민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이번 전원회의의 공개된 의안은 두가지다. <노동신문>은 “전원회의에서는 현정세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의정(의안)으로 상정됐다”고 보도했다. 의안을 번호를 매겨 명확히 구분해 공개해온 선례와 달리 뭉뚱그렸다.

회의의 결과로 제시될 “투쟁 방향과 방략”은 ①“국가의 전략적 지위 강화” ②‘사회주의 건설 속도 배가’라고 <노동신문>은 예고했다. ‘국가의 전략적 지위’란,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7·13일 두차례 “중대 시험” 사실을 공개하며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거론한 데서 보듯,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은유로 쓰일 때가 많다. 다만 이날 <노동신문> 보도문엔 ‘핵’ ‘대륙간탄도로케트(로켓)’ 따위 전략적 군사력과 관련한 명시적 언급이 전혀 없었다.

‘사회주의 건설’은 통상 ‘경제’를 뜻한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노동신문> 보도문의 ‘당 건설’이 조직 문제, ‘대내외적 정세’가 남북 및 북-미 관계를 뜻한다면, ‘사회주의 건설’은 경제를 가리킨다”고 풀이했다. 역시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노동신문>은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이라는 표현으로 유엔·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환기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기치” “투철한 반제자주적 입장” “백두의 위업” 따위를 강조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4월12일)을 계기로 강조돼온 “자력갱생” “자력부강, 자력번영” 노선과 잇닿아 있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사회주의 경제 건설 집중’이라는 국가발전전략노선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짚었다.

북한이 28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 왼쪽 동그라미는 현송월 당 중앙위 부부장, 오른쪽 동그라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이틀 회의’와 함께 이례적으로 많아진 회의 참석자도 주목 대상이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 별관으로 추정되는 회의장에 1천명 안팎이 참석했다. 전원회의 정식 참석자가 200~300명선인 데 비춰 3~5배에 이른다. 결정권이 없는 ‘방청’ 참석자가 많아서다. 방청자에는 지역경제를 이끄는 도 인민위원장과 농촌경리위원장, 시·군 당위원장들이 포함됐다. 회의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말단 단위까지 체제 결속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경제 건설 집중’ 전략노선을 채택한 7기 3차 전원회의(2018년 4월20일)에도 “주요 공장·기업소·협동농장” 책임자들이 ‘방청’으로 참석했다.

전원회의의 필수 의안인 ‘조직문제’(인사)는 따로 적시되지 않았는데, “당 건설과 당 활동의 중대한 문제 토의”가 회의 소집 배경이라는 보도에 비춰, 이 문제도 논의된 듯하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7기 4차 전원회의(4월10일)와 비교해 주석단 수가 21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정치국 상무위원이던 박봉주 당 중앙위 부위원장(경제 담당), 정치국 정위원(18명)이던 태종수 당 부위원장(군수공업 담당)과 노두철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등 3명이 주석단에서 빠졌다. 이들의 직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며칠 전 당 중앙군사위 회의 때 군복을 입고 참석한 최부일 인민보안상도 이날은 신사복 차림으로 주석단 2열에 앉아 직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회의장 중앙 2열에 앉았고, 김 위원장 현지지도 수행 빈도가 부쩍 높아진 현송월 당 중앙위 부부장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보다 앞쪽 중앙에 앉았다.

이제훈 노지원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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