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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0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사진은 2002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전용열차 안에서 손을 흔드는 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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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폐’ 북 내우외환 돌파구 찾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중국 방문은 언뜻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방북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70여일밖에 되지 않은 데다, 6자회담 재개 문제도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나설 사안이 되는가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나 전문가들의 일치된 설명이다. 북-중 긴밀협조로 불리한 국면 타계 모색
6자회담 관련 ‘초강수 카드’ 내놓나 주목 우선,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은 지금 북한이 처한 안팎의 상황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북한은 안으로는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처를 취했음에도 좀더 적극적인 후속조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외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2차 북핵위기가 이를 막고 있다. 지난해 6자회담이 재개돼 9·19 베이징 공동성명이 나왔으나 곧바로 위조지폐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의 금융제재 공세 앞에 곤경에 처해 있다. 그런 점에서 북-중간의 경제적·정치적인 협력을 과시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베이징 방문 길에 나선 것은 큰 틀에서 볼 때 수세적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 할 만하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현재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지 않다”며 “이번 방중은 북한이 ‘북-중 관계 강화’ 속에서 남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생존을 모색한다는 전략의 실천적인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중국의 경우, 미국이 중국을 겨냥하는 정책을 취하는 것에 대해 ‘북한 껴안기’를 하는 것일 수 있다”며 “3∼4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후진타오 주석으로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하고 비핵화를 유도했다는 평가를 국제사회로부터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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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2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용한 전용열차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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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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