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회견 마치고 나가는 라이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13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밖으로 나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지난 3월에도 반-라이스 공동 회견에서 '통역 문제'에 대한 원성이 높았다. 당시에도 반 장관과 라이스 장관이 각자 통역을 대동했는데 두 사람 모두 질의 응답시 첫 질문자로 나선 한 기자의 '일본의 유엔 안보리 진출에 대한 미국의 지지 발언 배경'을 묻는 질문 내용을 전달하지 못해 회견장에는 약 10여초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렇게 되자 사회를 맡았던 외교부 공보관이 부랴부랴 질의 요지를 적어 통역에게 전달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통역은 또 외신기자의 'EU의 대중 무기금수 철회 움직임에 대한 미국 입장'을 묻는 질문 내용은 통역하지 않은 채 라이스 장관 답변만 옮겨 흐름을 따라 잡지 못한 기자들이 우왕좌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지난 1월 중순 주한 미 대사관 공보실에서 열린 커트 웰던 미 하원 군사위 부위원장 일행의 방북 보고 회견에서도 참석자들이 대거 '통역 서비스' 문제점을 제기했다. 당시 통역을 맡은 국무부 소속의 김 모씨는 여러 차례 특정 부분에서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우물우물하는 바람에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다는 불평이 많았다. 수 개월 전에도 국내 한 언론은 국무부 소속의 한 통역사가 "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워싱턴 정상회담시, 또 지난해 10월 파월 국무장관 방한 당시 부분적인 오역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일련의 '통역 파동'과 관련,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국무부는 통역사로 계약한 사람만을 국무장관 통역으로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말로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통역 파문과 관련한 라이스 장관의 '급한 성격' 문제도 지적됐다. 라이스 장관은 3월 회견시에도 "발언 뒤 통역이 이어지는 순차통역임에도 불구, 수 차례 발언을 계속하다가 "오, 미안해요"라며 통역에게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13일 회견에서도 통역이 끝나기 전 발언을 시작하고 발언 내용도 다소 길어 정확한 통역을 서비스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