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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8 16:11 수정 : 2005.10.18 16:11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대사 파누스 스 쿠만)이 18일 장시기 동국대 교수(영문과)가 최근 민교협 홈페이지에 올린 `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이다'라는 글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남아공 대사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장 교수의 글 중 ▲'아프리카인들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 ▲'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에 가장 걸림돌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 ▲'아프리카의 독재권력 집단과의 싸움은 미국과의 싸움이었고' 등의 부분을 거론, "사실과 다른 잘못된 가정"이라고 주장했다.

주한 외국공관에서 국내 학자의 글을 직접 반박하고 나서기는 처음이다.

남아공 대사관은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며 학자들이 오랜 연구를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견해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며 "경계해야 하는 것은 (장 교수의 글에서 언급된 남아공) 지도자들의 발언이 특정한 역사적 배경속에서 이뤄졌음에도 불구, 이러한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잘못된 방향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대사관은 또 "남아공 국민들은 1990∼94년 국민당 정부와 아프리카민족회의(ANC)등 다른 정당들과의 협상을 통해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했으며 외부의 간섭 없이 남아공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민족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평화협상이었다"며 "남북한의 문제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관측은 "어떻게 남아공에 2개월간 체류한 학자가 현실이 왜곡된 내용으로 남아공인들과 아프리카인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남아공 정부의 정책은 다른 나라의 국내 사정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가 '카페에서 만난 미술가'가 `왜 코리안은 (남아공에) 사우스에서만 오느냐'고 말한 부분을 거론한 데 대해, 대사관측은 "(장 교수가) 남아공에서 참고한 소스들이 한반도의 정치 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명백하게 나타내준다"고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대사관측은 "북한 당국은 공식 대표단을 제외하고는 자국민이 남아공을 방문하거나 체류 또는 현지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남한 사람들만이 남아공을 방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대사관은 이어 "남아공의 정책과 대화를 통한 화해와 평화적 노력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음베키 대통령과 만델라 전 대통령의 역할을 고려할 때, 그 분들의 이름이 다른 국가의 명성을 훼손하는 일에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한 남아공 대사관측이 자국을 직접 겨냥해 비판한 것도 아닌, 한 국내 학자의 글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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