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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4 19:04 수정 : 2005.10.25 01:03

신사참배-아펙교섭등 분리 청와대 “한-일 외교관계 정상수행”지침

정부는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대일 외교정책에 관한 새로운 지침을 마련했으며, 이 지침에 따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27∼29일 일본에 보내 외무장관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24일 밝혔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보인 강경한 태도를 며칠 만에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대일 외교정책에 관한 지침’은 “한-일 관계에서 정치·외교 분야와 일반 교류·협력을 분리하고, ‘필수불가결한 외교적 교섭’을 정상적으로 수행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 지침은 이어 “선택적 외교행위는 하지 않는다”며 “이런 선에서 대일외교를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지침은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이 문제로 인해) 근본적으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으나 분명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친 긴장만을 일방적으로 갖고 가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 외교안보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침은 “외교부 장관의 방일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 이전에 일본 쪽과 사전협의가 있던 것으로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주최국으로서의 대일협력, 6자 회담 관련 한-일 협의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침은 다만 “양국 우호관계 증진을 위한 추가적 노력은 이 문제 해결 전까지 원칙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 나라 정치인 간의 의례적인 친선 차원의 교류는 그대로 시행하되, 야스쿠니 신사 참배자와 비참배자는 구분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지침에서는 이런 뜻을 반 장관의 방일 때 일본 정부와 국민들에게 확고하게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지침이 마련된 지난 21일 노 대통령 주재의 고위전략회의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이종석 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이날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11월 초순으로 추진 중인 5차 6자 회담 진전 방안과 아펙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한-일 사이 협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7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한-일 정상회담 취소 검토’까지 시사했으며, 반 장관도 19일 내외신 상대 주례 브리핑에서 자신의 방일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우리 외교안보의 현실상 두 나라 사이에 지나친 긴장을 일방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는 남북관계 및 동북아 평화 문제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5차 6자 회담을 앞두고 한-일 관계의 전면적 경색은 부담이 된다는 판단 아래, 반 장관의 이번 일본 방문을 ‘필수불가결한 외교적 교섭’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에서 한-일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일 수교협상을 위한 정부간 접촉이 11월 초로 잡힌 것도 이런 결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반 장관은 ‘일본 쪽에서 뭔가 타협책이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결정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에서는 반 장관의 방일을 통해 11월 아펙 정상회의 또는 12월 한-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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