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4 19:35
수정 : 2005.11.0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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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박찬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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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 ×× 죽을래?”
지난달 27일 한반도문제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워싱턴에 온 한성렬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미 하원 레이번빌딩에서 북한 인권상황을 항의하는 탈북자에게 했다는 욕설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워싱턴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러나 실제로 한 차석대사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이 얘기를 처음 전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국장은 “한성렬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김정일을 타도해야 하지 않냐’라고 말하자, ‘너 이 ×× 죽을래?’라고 거칠게 응수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이 욕설을 들은 사람은 김 국장 외엔 없다. 김 국장은 “옆에 미국 기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국의 한 방송사 카메라기자는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 물론 한성렬이 낮게 얘기했다면 다른 사람들은 못 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차석대사 본인도 이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그날 밤 그와 저녁을 같이 했던 위성락 주미대사관 정무공사는 “한 차석대사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진위가 불분명한 이 사건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워싱턴의 보수계 신문 <워싱턴타임스>는 1일치 기사에서 북한 인권운동가 수잰 숄티의 말을 빌려 “한성렬은 김성민에게 ‘죽고 싶어?’(Do you want to die?)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영어로 표현하고 보니 살해 위협에 가깝다. 북한 문제에선 모호한 정황의 일이 두고두고 상황을 더 꼬이게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번 일도 그런 사례의 하나로 기록될 듯싶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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