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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6 19:07 수정 : 2005.11.06 23:34

미 해군 기밀을 빼낸 혐의로 체포된 뒤 옥살이와 가택연금을 마치고 10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김채곤씨(오른쪽)가 6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당시 정보를 넘겨받았던 백동일 예비역 대령이 건넨 꽃다발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인천공항/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0년만의 귀국서 소회 밝혀
“통일에 도움되고파 한 일”…백대령과 눈물 해후


1996년 미국 해군 기밀을 빼내 한국에 건넨 혐의로 체포됐다가 지난해 석방된 김채곤(65·미국이름 로버트 김)씨가 6일 오후 한국에 왔다. 사건이 터진 뒤 꼭 10년 만이다.

이날 공항에는 그동안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온 후원자들과 동생인 김성곤 열린우리당 의원 등 가족들이 나와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부인 장명희(61)씨와 함께 입국한 김씨는 ‘국민에게 드리는 성명서’을 통해 “저와 백동일 대령과의 사건은 한반도의 분단 때문에 생긴 부산물”이라며 “국민들의 성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건강한 모습으로 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뜻을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스파이가 아니었고, 백 대령과의 친분관계에서 출발해 때로는 그의 요청에 의해, 때로는 자발적으로 아무 대가 없이 그가 필요로 할 정보를 우송했을 뿐”이라고 밝히고 “미국의 안보를 해칠 의사는 처음부터 없었으며, 남북의 민주적인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당시 정보를 넘겨 받았던 백동일 예비역 대령과 사건 이후 처음으로 만나 부둥켜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4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석방을 위해 노력해 준 주요 인사들과 만나는 한편, 언론 인터뷰, 대학 강연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우선 7일 방문 첫 일정으로 전북 익산에 있는 부모님의 납골당을 찾을 계획이다. 석방되기 몇 달 전인 지난해 2월과 6월에 부모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8일에는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계 인사들을 만난 뒤 대통령 후보 시절 그를 찾아와 격려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 또 8일과 9일에는 한양대와 연세대에서 각각 특강을 하고, 20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저서 <집으로 돌아오다>의 작가 사인회도 연다. 이후 그는 고향인 여수와 예전에 살았던 서울 장충동을 찾아보고, 청계천을 둘러보는 등 10년 만에 찾은 조국에서 향수를 달랜 뒤 24일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김채곤씨는 미국 해군정보국 정보분석관으로 일하면서 미 해군기밀을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백동일 대령에게 넘겨준 혐의로 96년 9월24일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그는 징역 9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고, 9년여 수감생활을 마친 뒤 지난 10월3일(미국시각) 보호관찰이 풀려 자유를 되찾았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과 미래의 꿈을 담아 ‘로버트 김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씩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낼 계획이다. 전자우편 신청은 robertkim.or.kr.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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