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5 22:40
수정 : 2019.09.05 22:40
주한미군 사령관은 서울안보대화 참석
지소미아 이후 한미관계 정상화 신호
“이제 한반도 관련 주요 업무에 다시 몰두해야겠네요.”
4일간 인도양의 몰디브를 방문하고 5일 한국에 귀임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한반도 업무 몰두’를 선언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미국 당국자들이 “유감과 우려”을 표하면서 불거진 ‘한미동맹 이상설’이 잦아들고 정상화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에 한글과 영어로 글을 올려 자신의 귀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인도양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몰디브를 방문하여 4일간의 다채로운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라며 “이제 한반도 관련 주요 업무에 다시 몰두해야겠네요”라고 적었다.
해리스 대사는 4일 몰디브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자 지역 전체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초석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이 행사의 기조연설문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 고위 당국자들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연일 ‘실망’과 '우려'를 표명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언급이 들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태도 변화는 시기적으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지난달 28일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미국 쪽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이후 시작됐다.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열린 서울안보대화(SDD) 개회식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참석한 것도 한미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서울안보대화’ 만찬에 참석해 축배사를 통해 “한-미 동맹은 치열한 지상전 속에서 탄생하고, 공동의 가치와 희생으로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는 양국이 당면하는 위협들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약속이자 수차례 검증된 의지”라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우리 모두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이 비핵화가 이뤄진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를 누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서울안보대화에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국 수석대표로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측은 당초 지난주까지도 SDD에 보낼 대표를 확정하지 못했는데, 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미관계가 삐걱거린다는 분석이 쏟아지자 이를 의식해 오히려 참석자의 급을 높였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르면 이달 중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11월22일 지소미아 실제 종료등 한미관계의 껄끄러운 현안들은 남아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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