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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9 18:17 수정 : 2019.12.10 02:1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김정은 적대 행동하면 모든 것 잃을 것”
북 “또 망령 든 늙다리로 불러야 할 시기 올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9일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는 조선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며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강력한 제재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더이상 사용할 압박 수단이 제한적이고 북한이 명분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트윗을 통해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다. 그리고 그는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나는 놀랄 것”이라고 말했으나, 그 뒤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자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김정은)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다”며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긴장 수위를 더 끌어올릴 경우 자신의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고를 보내면서도 ‘김 위원장은 관계 무효화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말해, 정상 간 직접적 충돌은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영철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은 “참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라며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었던 북미 정상 간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2017년 북-미가 화염과 분노를 주고 받을 무렵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했던 ‘망령든 늙다리’라는 표현을 다시 꺼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김영철 위원장이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며 “물론 자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없었다”고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아직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에 기대를 걸고, 태도 변화를 촉구하려는 북한 쪽의 의중이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며 “격돌의 초침을 멈춰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 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희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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