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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8 19:46 수정 : 2005.07.18 19:49

신바람 발전소가 원전, 화력발전을 대체

태백 폐광지역, 풍력발전으로 1,000가구 쓸 전기생산

“윙~윙~윙~윙~”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탄광에서 나오는 시커먼 먼지가 흩날리던 강원도 태백시의 매봉산 1,303m고지. 현재 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걸리버 여행기의 거인들에게 어울릴법한 대형 바람개비 5개가 힘차게 돌고 있다. 이 바람개비는 키가 49m, 날개길이 하나가 26m나 되는데, 거대한 날개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다.

풍력 발전기는 보통 날개 길이가 클수록 유리한데 날개 길이를 2배 늘리면 회전면적이 4배로 커져 이로 인해 생성되는 출력도 4배 늘어난다. 하지만 무턱대고 큰 것을 만들기는 어려운데 그 이유는 날개를 돌릴 수 있을 만한 강풍에 따라 날개 길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매봉산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전라도 쪽에서 불어오는 평균 초속 8.3m의 강풍이 지속적으로 불어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매봉산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하나의 용량은 850kW급으로 태백시의 1,000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만들고 있다.


태백시는 내년에 3기를 추가해 총 8개의 바람개비를 매봉산 꼭대기에서 돌릴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태백시의 8천 가구 주민들이 바람개비가 만드는 전기로 TV도 보고 빨래도 하고 형광등도 밝히게 될 것인데 시로서는 연간 12억원의 경영수익을 보게 된다. 더욱이 대형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라 기존 매봉산 폐광지역과 함께 관광상품으로도 개발한다는 계획이 수립됐다고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 대형 바람개비가 바로 국산이 아닌 덴마크 베스타스 사 제품이라는 것. 덴마크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에너지 가격대란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 및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무공해 에너지인 풍력발전을 비롯한 대체에너지 연구를 활발하게 해왔다.

덴마크의 경우는 풍력발전으로 전체 전력의 20% 정도를 생산하는데 금년 1월에는 바람이 잘(?) 불어 이보다 많은 33%를 생산했다. 또한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상 풍력발전 단지인 혼스 레프 풍력공원(Horns Ref Windmill Park)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력 생산량이 160MW에 달한다. 덴마크는 앞으로도 해산풍력 발전단지 2곳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풍력발전 기술이나 상용화는 유럽이 가장 앞서 있는데 매봉산 풍력발전기의 제조사인 베스타스는 2003년 현재 세계 풍력발전 시장의 21.7%를 차지하는 최대 기업이다.

독일, 세계 최대의 바람개비(?) 보유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기는 덴마크가 아닌 독일에 있다. 작년 10월 네덜란드와 국경 지대에 위치한 독일 북부 작은 시골마을인 엠덴에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기 ‘E-112’가가 완공됐는데, 총 높이만 180m로 50층짜리 건물과 맞먹는 키다. E-112가 생산해내는 전기량도 4.5MW로 4,200가구가 쓸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E-112’ 200대가 돌아가면 대형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전기생산도 가능하다고 한다.

독일은 지난 1980년대 말부터 풍력발전기를 곳곳에 설치하기 시작해 현재 전국에 1만 5,000개가 넘어섰으며, 세계 풍력에너지의 1/3을 생산하는 풍력발전 세계 1위 국가다. 독일은 2030년까지 자국 전기수요의 25%를 풍력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풍력발전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데 이처럼 독일이 현대판 풍차의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쓸만한 바람 일정 지역에 한정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풍력산업이 30MW 발전에 그쳤다. 정부는 2012년까지 2,300MW(총 발전량의 3%)를 풍력으로 충당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달성하려면 현재보다 70배 이상 풍력발전을 늘려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풍력발전을 할만한 ‘쓸만한 바람’을 찾기가 어렵다. 연평균 풍속이 초속 5-6m는 돼야 경제성이 있는데 경북 영덕, 경북 포항시 호미곶, 전북 새만금, 대관령, 태백, 제주도, 울릉도 등 몇몇 곳을 제외하면 기준미달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유니슨이 중저속 바람에도 경제성이 있는 750KW급 한국형 풍력발전기를 자체 개발해 지난 4월 영덕풍력단지에 24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24기의 풍력발전기를 풀가동할 경우 한 달 동안 2만2천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유닉슨은 지난 3월 대관령풍력단지 조성에도 착수했는데 내년까지 총 49기를 세울 계획이다.

환경문제까지 고려하면 풍력발전이 저렴

풍력발전을 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또한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요금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요금보다 아직은 훨씬 비싸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부지 매입, 폐기물(또는 대기오염물질) 발생 처리, 낡아서 해체하는 비용까지 전력요금에 포함되면 풍력발전이 더 싸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풍력 발전은 공해 물질 저감 효과도 매우 커서 200kW급 풍력 발전기 1대가 1년간 운전하여 시간당 400,000kW의 전력을 생산한다면, 약 120-200 톤의 석탄을 대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줄어드는 공해 물질의 배출량은 연간 SO2는 2-3.2 톤, NOx는 1.2-2.4 톤, CO2는 300-500톤, 슬래그(slag)와 분진(ash)은 16-28톤에 달한다. 또한 부유물질은 연간 약 160-280kg 정도 배출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풍력발전이 화석연료나 우라늄과 같은 공해 유발성 에너지가 아닌 바람이라는 자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감축 움직임, 그리고 화석연료 가격 폭등 및 고갈 가능성 등과 맞물리면서 풍력발전에 거는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무공해 대체 에너지에 대한 인간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원한 해결책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언제쯤 공해 걱정 없는 에너지를 아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까? (글: 서현교 – 과학칼럼리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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