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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9 16:10 수정 : 2005.09.09 16:13

과학향기

인구 1천8백만 명 중 왕실 가족들이 무려 3만 여명에 달하고 왕자들은 모두 한 달에 최하 2만 달러에서 최고 27만 달러까지 왕족 수당을 받는다고 알려질 만큼 부자나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출을 통해 얻어지는 국가 수입의 10% 이상이 왕실 재정으로 충당된다고 하니 참으로 ‘왕을 위한 왕의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사우드 국왕의 사망으로 인해 이복동생인 압둘라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했다고 한다. 이런 부자나라의 왕위 계승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수 많은 왕위 계승 예정자 중, 낯설지 않은 이름이 있으니 바로 ‘모하메드 알 파이잘 왕자’이다.

알 파이잘 왕자는 이미 1977년도에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연간 강수량이 100mm 밖에 안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빙산을 식수로 이용하기로 했었던 일 때문이다. 무게 약 1억t의 빙산을 자신의 나라까지 약 15,000km를 끌고와서 국민들에게 식수로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런데 알 파이잘 왕자가 이 야심찬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는 도중 난관에 부딪쳤다. 이 어마어마한 얼음덩어리를 운반하기 위한 방법과 어떻게 하면 녹지 않게 운반할 것인가가 주요 쟁점이었다. 이에 알 파이잘 왕자는 큰 배 6척으로 선단을 꾸려 예인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기간만 1년여가 소요되었다. 또한 과학자들은 빙산 전체를 발포 스티로폼이나 단열재를 이용하는 방법, 예전 범선에서 쓰던 돛을 만드는 천으로 덮자는 방법, 공기가 들어있는 2중 플라스틱으로 가리자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다음 문제는 만약 녹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가지고 간 다음에 이를 어떻게 녹일 것이며, 녹는다면 이 어마어마한 양의 빙산물을 담을 공간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 등이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알 파이잘 왕자의 계획인 빙산을 식수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은 결국 시행되지 않았다. 계획을 발표한지 불과 몇 년후, 알 파이잘 왕자는 이 계획을 포기한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알 파이잘 왕자의 포기가 단순한 헤프닝이나 일화로 끝나지는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알 파이잘 왕자의 구상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예전부터 실제로 미래학자들은 심각한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지구 담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빙하를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었다.

그 결과 빙산을 식수로 만들자는 계획은 일부 국가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대부분 남극 및 북극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대부분 빙산을 녹여 식수화 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1㎦의 남극 얼음덩어리를 4,800km 정도 떨어진 에드레이드까지 끌고와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고급술집에서 빙산수를 판매하고 있으며,아직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 케나다와 에콰도르의 생수업체에서 고급수로 빙하수를 팔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 제품들이 상당히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방법이 식수확보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빙산의 가장 좋은 점은 담수라는 점이다. 즉, 바닷물이 아니기 때문에 녹이기만 하면 천연의 식수가 생겨난다. 최근에는 바닷물 자체를 담수화하여 식수로 사용하는 기술이 발전되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 건설업체는 중동지역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담수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막대한 비용을 요구한다. 가장 좋은 식수확보 방법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물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낭비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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