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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0 17:52 수정 : 2005.10.11 10:46

치료사가 가상현실 접속장치를 통해 원격조정하는 인간 모양의 나노로봇들이 환자의 소동맥에서 살금살금 기어다니는 정체불명의 나노로봇에게 접근하고 있는 장면을 형상화한 상상화. 그래픽 디자이너 팀 폰세카 작품. 미국 나노기술미래연구소 제공

올해 우리나라 나노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나노기술 관련 연구개발비는 3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나노와 관련한 정책은 사무관 1명이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가 나노와 관련한 행정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생명공학 관련 대형사업단이 윤리·안전연구에 일정 비율의 연구비를 할당하듯 나노기술과 관련한 국가연구개발사업비 가운데 일부를 나노입자의 독성 연구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4월 구성된 나노기술영향평가위원회(위원장 한문희)는 10일 이런 내용의 중간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나노기술영향평가위는 12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공청회를 여는 등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나노기술영향평가는 크게 산업·경제적 측면과 사회·문화적 측면으로 나눠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뤄졌다.

나노기술 가치 올 35조원
해마다 26%씩 성장
15년 뒤면 593조원 ‘빅뱅’ 인데
정책담당자 1명뿐
입자 독성 연구 의무화도 필요

나노기술영향평가위 중간보고서

연평균 26% 성장 전망=나노기술은 이미 주요산업에 활용되고 있어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면, 올해 35조원에서 2010년에 104조원, 2020년에는 593조원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나노기술영향평가위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국내 나노기술 성장률은 연평균 26.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나노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분야인 전자통신 분야의 성장률은 50~57%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정부의 나노기술과 관련한 행정은 과학기술혁신본부 기계소재심의관 아래 사무관 1명이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노기술영향평가위는 혁신본부에 나노심의관제도를 설치하거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나노기술전문위원회에 상설 사무국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현재 연간 3천억원 수준인 정부의 나노기술 관련 연구개발비 투자액을 2010년까지 1조5천억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나노기술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전망
공청회에서 산업·경제 부문 발제를 맡은 김기범 서울대 교수는 “2010년이면 나노기술 유망 아이템의 세계시장 규모가 530조원까지 늘어나고, 우리나라가 이 가운데 10% 점유를 한다고 할 때 50조원, 매출액의 5%인 2조5천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고 하고 정부와 민간의 투자비율을 6대4로 하면 이 정도 규모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분석으로 연간 투자액 규모로 우리나라가 6위에 올라 있지만 상위 5개국의 지난해 투자액 증가율이 122~187%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1.8%에 머물러 있다. 특히 상위 5개국 나노기술 투자액의 3분의 2가 민간부문에서 나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해주는 등 투자 확대를 유도할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문희 나노기술영향평가위원장(생명벤처협회 명예회장)은 “장기적 안목에서 나노팹·특화팹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들에 연구기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성연구 의무화해야=나노기술영향평가위는 나노물질의 안전성·유해성·독성 등에 대한 연구를 의무화하고, 평가방법을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탄소나노튜브나 풀러렌, 이산화티탄입자 등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나노물질들은 생체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며 “사람 몸에 대한 독성 여부를 검사하는 표준을 만들고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노기술평가위는 이를 위해 나노기술 관련 국가연구개발사업비 가운데 일정 비율을 나노입자 독성 연구에 의무적으로 투자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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