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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0 06:32 수정 : 2005.10.20 06:32

하성철 박사

국내 연구진, DNA B-Z형 접합구조 첫 규명

생명현상의 기본 단위인 핵산의 삼차원 구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이는 26년 동안 풀리지 않던 생물학 난제를 푼 것으로, 생물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할 기념비적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다. 연구내용은 20일 발간된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김경규(39) 성균관대 의대 교수와 김양균(38) 중앙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19일 “핵산을 형성하고 있는 오른쪽 나선 모양의 B형 핵산과 왼쪽 나선 모양의 Z형 핵산의 접합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하성철(30) 성균관대 의대 박사를 제1저자로, 두 교수를 교신저자(책임저자)로 실렸다.

핵산은 세포의 핵 속에서 단백질 합성과 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산성물질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디옥시리보핵산(디엔에이·DNA)과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리보핵산(아르엔에이·RNA) 두 종류가 있다.

김경규 교수

디엔에이는 B형과 Z형 등 여러 가지가 발견됐는데, 1953년 와슨과 크릭이 B형 디엔에이가 오른쪽 나선 모양으로 돼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노벨상을 받았다. Z형 디엔에이는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꼽히는 알렉산더 리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1979년 처음 발견한 것으로, B형과는 달리 왼쪽으로 꼬여 있다. 리치 교수는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이다. 이후 Z형 디엔에이는 암 유발 관련 시-믹(c-myc) 유전자나 천연두 등 바이러스감염 질병의 관련 유전자를 조절하는 등 생명현상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사실들이 밝혀졌다.

그러나 반대 방향이면서도 서로 이어져 핵산을 구성하는 이들 두 종류의 결합구조는 풀리지 않는 학계의 숙제로 남아 있었다. Z형 디엔에이가 변화무쌍하여 고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ADAR1’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해 Z형 디엔에이를 고정시킨 다음 포항 가속기연구소에서 엑스선 결정(크리스털) 구조결정법으로 B-Z형 디엔에이 접합구조의 삼차원 모양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B형과 Z형 두 디엔에이가 서로 만나는 부분에서 디엔에이를 구성하고 있는 염기 쌍 하나를 풀어 바깥 쪽으로 돌출시키는 간단한 방법으로 결합을 이룬다는 것을 알게 됐다.(표지 사진 참조)

김경규 교수는 “B-Z접합구조의 삼차원 구조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방법 등을 통해 바이오테러 위험이 있는 천연두나 암 등 Z형 디엔에이 관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균 교수


<네이처>는 이번 연구성과를 표지논문으로 다뤘을 뿐 아니라 관련 뉴스와 김경규 교수 인터뷰 기사를 싣는 등 상당한 비중으로 처리했다. 뉴스를 쓴 리처드 신든 미국 텍사스 A&M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디엔에이 구조 및 디엔에이 구조 변화에 대한 동력학적 연구 등 다양한 생물학 연구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병석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생물학 연구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기초적 연구성과로, <분자세포생물학> <셀 오브 바이올로지컬> 등 세계적 생물학 교과서가 다시 쓰여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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