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비색의 근원은 유약의 규소가 아니라 산화철의 철 이온(Fe2+)에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되었다. 청자를 굽기 전에는 태토와 유약에 3가 철 이온(Fe3+)만이 함유되어 있었으나, 청자를 구운 후에는 Fe3+이온은 대단히 줄어드는 반면에 이가 철 이온(Fe2+)의 양은 증가한 데에 근거한 것이다. Fe3+이온이 Fe2+이온으로 대거 변한 이유는, 고려청자를 환원염에서 굽기 때문이다. 도자기를 굽는 불에는 산화염과 환원염이 있는데, 산소가 충분해서 완전히 깨끗하게 연소되는 불을 산화염이라 하며 붉은색을 띈다. 반면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연료가 덜 타면서 연기가 나는 불은 환원염인데 푸른색을 띈다. 즉 산화염에서는 불을 때는 데에 필요한 산소 요구량보다 산소가 남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분의 산소가 태토 안에 있는 철분과 결합하여 색이 붉은 산화제2철(Fe2O3)을 만들면서 도자기의 색이 붉어진다. 노천에서 구덩이를 파고 산소 공급이 충분한 산화염 상태에서 굽는 선사시대의 토기 등이 붉은 계통의 색을 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에 환원염이 발생하는 것은, 밀폐된 가마 속에서 불을 때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경우이다. 또한 땔감이 완전히 타서 재가 되기 전에 계속 땔감을 공급함으로써, 시커먼 연기와 그을음이 생기면서 가마 안에서는 불완전연소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환원염을 사용하여 불을 때면 땔감이 불완전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 일산화탄소는 청자 표면에서 산소를 빼앗아 결합하여 보다 안정적인 이산화탄소가 되려 하기 때문에, 청자 표면에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하여 청자의 유약이나 태토에서 산소와 결합해 있던 산화제이철은 산소를 빼앗기고 산화제일철로 환원하게 되고, 청자는 푸른색의 빛을 낸다. Fe2O3+CO→2FeO+CO2 즉 철 이온이 Fe3+이온에서 Fe2+이온으로 환원되는 데에 바로 고려청자 비색의 비밀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전자현미경 및 광전자 스펙트럼 분석법 등의 첨단과학기술을 동원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고려청자 이외에도, 최근 들어 에밀레종(정식 명칭은 성덕대왕신종), 첨성대 등과 같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과학문화재들에 숨어있던 비밀을 현대의 과학기술로 풀어내는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고고학, 역사학 및 첨단과학기술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학문 분야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y)’로서도 의미가 깊은데, 이에 그치지 않고 찬란했던 우리의 과학문화재들을 복원하여 널리 알리는 데에도 각계에서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과학일반 |
고려청자 - 그 비취색의 숨은 비밀은? |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비색의 근원은 유약의 규소가 아니라 산화철의 철 이온(Fe2+)에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되었다. 청자를 굽기 전에는 태토와 유약에 3가 철 이온(Fe3+)만이 함유되어 있었으나, 청자를 구운 후에는 Fe3+이온은 대단히 줄어드는 반면에 이가 철 이온(Fe2+)의 양은 증가한 데에 근거한 것이다. Fe3+이온이 Fe2+이온으로 대거 변한 이유는, 고려청자를 환원염에서 굽기 때문이다. 도자기를 굽는 불에는 산화염과 환원염이 있는데, 산소가 충분해서 완전히 깨끗하게 연소되는 불을 산화염이라 하며 붉은색을 띈다. 반면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연료가 덜 타면서 연기가 나는 불은 환원염인데 푸른색을 띈다. 즉 산화염에서는 불을 때는 데에 필요한 산소 요구량보다 산소가 남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분의 산소가 태토 안에 있는 철분과 결합하여 색이 붉은 산화제2철(Fe2O3)을 만들면서 도자기의 색이 붉어진다. 노천에서 구덩이를 파고 산소 공급이 충분한 산화염 상태에서 굽는 선사시대의 토기 등이 붉은 계통의 색을 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에 환원염이 발생하는 것은, 밀폐된 가마 속에서 불을 때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경우이다. 또한 땔감이 완전히 타서 재가 되기 전에 계속 땔감을 공급함으로써, 시커먼 연기와 그을음이 생기면서 가마 안에서는 불완전연소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환원염을 사용하여 불을 때면 땔감이 불완전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 일산화탄소는 청자 표면에서 산소를 빼앗아 결합하여 보다 안정적인 이산화탄소가 되려 하기 때문에, 청자 표면에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하여 청자의 유약이나 태토에서 산소와 결합해 있던 산화제이철은 산소를 빼앗기고 산화제일철로 환원하게 되고, 청자는 푸른색의 빛을 낸다. Fe2O3+CO→2FeO+CO2 즉 철 이온이 Fe3+이온에서 Fe2+이온으로 환원되는 데에 바로 고려청자 비색의 비밀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전자현미경 및 광전자 스펙트럼 분석법 등의 첨단과학기술을 동원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고려청자 이외에도, 최근 들어 에밀레종(정식 명칭은 성덕대왕신종), 첨성대 등과 같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과학문화재들에 숨어있던 비밀을 현대의 과학기술로 풀어내는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고고학, 역사학 및 첨단과학기술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학문 분야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y)’로서도 의미가 깊은데, 이에 그치지 않고 찬란했던 우리의 과학문화재들을 복원하여 널리 알리는 데에도 각계에서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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