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3 11:47
수정 : 2019.04.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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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 안에 있는 ‘에너지 제로 건물’ 포토닉스·광학연구센터는 지붕과 유리창이 태양전지로 돼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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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MIT 공동연구팀 24.23% 달성
미재생에너지연 태양전지 차트 1위 올라
2018년 7월 중국에 내줬던 자리 되찾아
1세대 실리콘 태양전지 효율 26%에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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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시 아들러스호프 과학기술단지 안에 있는 ‘에너지 제로 건물’ 포토닉스·광학연구센터는 지붕과 유리창이 태양전지로 돼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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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가 돌이 없어져서 철기시대로 바뀐 것이 아니듯이, 화석연료가 고갈돼 재생에너지 시대가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효율과 가격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최고효율 1위 자리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공동연구팀이 9개월 만에 되찾았다.
화학연은 23일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가 지난 16일 발표한 ‘태양전지 최고효율 차트’에 화학연 서장원 책임연구원과 엠아이티 모운지 바웬디 교수 공동연구팀이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 24.23%가 페로브스카이트 부문 세계 최고효율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엔아르이엘은 분기별로 태양전지 최고효율과 해당 연구기관을 발표하고 있다. 화학연은 2017년 10월 효율 22.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가 2018년 7월 23.3%를 기록한 중국과학원에 자리를 내줬다. 중국과학원은 올해 1월 23.7%로 효율을 더 끌어올렸지만 이번에 화학연에 최고 자리를 돌려줬다. 화학연은 그동안 ‘엔아르이엘 차트’ 1위에 모두 6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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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태양전지 최고효율 차트(2019년 4월16일). 한국화학연구원(KRICT)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공동 연구팀의 효율 24.23%이 최고로 등록돼 있다. 화학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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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기록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이론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고효율에 근접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에 달성한 효율 24.23%는 1세대인 실리콘 태양전지의 최고효율(26%)에 근접하고, 2세대인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구리·인듐·갈륨·셀레늄 화합물(CIGS) 태양전지의 최고효율(각 22.1%, 22.9%)을 뛰어넘는 것이다. 1954년 등장한 실리콘 태양전지는 효율 26%를 달성하는 데 60여년이 걸린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09년 처음 등장해 10년 만에 25%에 근접한 효율을 보이고 있다.
서장원 책임연구원은 “전류만 상승시킨다면 효율 향상의 여지가 남아 있어 25~26%의 전력변환효율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쇄공정으로 고속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면 저렴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정 실리콘을 얻는 데 막대한 에너지가 소요돼 실리콘 태양전지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화학연 연구팀은 ‘이중층 할로겐화물’(DHA)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기술로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해 논문이 과학저널 <네이처> 3월28일치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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